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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rcity mindset

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by 신촌 순댓국 Mar 22. 2025

부끄럽게도, 나는 2년전까지만 해도 금융 문맹이었다. 







솔직히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돈이 악하다는 지배적인 생각을 가지던 20대 초중반과, 돈이 우선순위로 따졌을 때 세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던 20대 중후반을 지나 지금에 왔다. 그당시 생각은 이러했다. 부동산은 이 좁은 땅에 말도 안되게 비싸다, 사업하면 패가 망신한다, 이율이 낮아도 적금만이 안전한 재태크다, 여자 직업으론 교사, 공무원이 최고, 주식은 도박이다 등등. 언젠가 넉넉한 집안의 남자를 만나면 열심히 서포트하면서 자식들만 잘 키우면 된다는,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생각을 실제로 하고 살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그리고 약 10년간은 기독교적 세계관이 너무 깊어서 ‘어떻게 타인을 위한 존재가 될 것인가?’ 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당시 관심사는 교육, 철학, 사회적 기업, 인격의 완성, 봉사 같은 것들이 키워드였다. 남을 돕는 마음을 가지는건 참으로 귀한 마음인 건 맞다. 근데 일단 내가 1인분을 못하는 상황인데 이게 맞나? 라는 생각에 혼란이 생길 때쯤, 코로나가 터졌다. 






자취를 하고, 코로나를 직격탄으로 맞는 직업을 가지고 한달 수입이 30만원을 찍고나서 나의 멍청함을 비로소 자각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자산이란 무엇인지, 돈을 불리는 것, 그리고 그렇게 관심이 많던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은 무엇인가에 대한것 까지도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후 약간 정신을 차리고 돈공부를 천천히 시작했다. 웃긴건 돈을 어떻게 모으고 불리는지가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돈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부터가 개조가 절실한 수준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더 좋은 직업을 가지려고 노력하지 않는 게으름 탓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부지런히 살면 가난할 일은 없다고 믿었다. 그래서 보통 게으른 나를 탓했다. 열심히 일하면 돈을 많이 벌었을 테니까. (부지런히 살면 밥은 굶지 않겠지만,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열심히 일하는 것과 내가 받는 소득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예를 계속 발견하는게 아닌가? 특히나 호주에서는 일이 쉬울수록 페이가 높았다. 잠도 줄여가며 열심히 커피잔을 치우고 테이블을 닦을 때, 버는 돈이 제일 적었다. 혼란은 커졌다. 게으르지 않게 사는데도 모이는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있다.






바로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있었던 ‘돈에 대한 끝도 없는 결핍‘이었다. 







놀라웠다. 가장 시급히 고쳐야할 것은 투잡, 쓰리잡을 뛰지 않는 나의 게으름도, 적은 월급도 아닌 나의 결핍된 마인드라니. 오죽하면 ‘돈’하면 떠오르는 생각이 자동 반사적으로 “나는 돈이 없어”였을까. 돈이라는게 얼마나 상대적인 가치인지, 누가 100억 있냐고 물어본 것도 아닌데, 주머니를 뒤지면 당장 걱정 없이 외식 할 금액과 통장에 왕복 비행기표를 살 금액 정도는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액과 상관없이 항상 쪼들리고 가난하다는 결핍의 마인드가 뇌에 새겨져 있었다. 스스로에 대한 악담은 결코 아니었지만, ‘난 평생 유학은 못갈거야‘ ‘나는 늙어서도 이렇게 일하다가 죽겠지‘ ‘부자로는 살 수 없을거야. 내가 버는 돈으론 자가는 살 수 있을까?‘ 라는 등의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계속 하고 있었던 것. 




그래서 여러 책들을 읽고 일단 돈에 대한 마음가짐 부터 바꾸기로 했다. 재테크에 관련된 책에서 계속 마인드를 강조하는 내용이 쓸모 없다고 느껴졌는데,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한 것이었다. 투자에 대한 지식은 한참 나중이었다. 돈에 대한 기조가 계속 ‘없음’에만 머물러 있으면 막상 있을 때도 없음으로 느낄테니까. 이 스위치를 바꿔야했다. 







없음을 있음으로 바꾸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나 오랜 세월을 ‘없음’만 반복하면 살아 왔는가. 여러 책들과 영상을 보면서, 커피를 사 마실 때도, 렌트비를 낼 때도 돈이 나가는 것에 집중하는게 아니라 이 돈이 내게 있음을 감사했다. 그러니 이 지출도 감당 할 수 있는거라고.  충분히 벌 수 있고, 불릴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임을 스스로에게 계속 말하면서. 변화는 내가 나에게 하는 나레이션이 바뀔 때 온다.   




그러다보니 사람들도 적당히 정리가 되었다. 돈을 써야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쓰는 돈을 줄이니 서서히 사라졌다. 술을 마시던 사람들도 술을 안 마시니 맨정신에 대화를 이어 나갈수 없음을 발견하고 잘 만나지 않게 되었다. 자기연민, 신세한탄이 주된 컨텐츠인 사람들, 그래서 큰 에너지를 들여야 만날수 있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없어졌다. 이렇게 빈자리를 양질의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자산증식에 대한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의 영상으로 채웠다. 하나도 모르는 경제 용어들을 익혀고, 그들의 생각을 따라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마음속의 결핍을 인지하고 나서, 천천히 돈에 대한 결핍의식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얼마의 금액을 버는 것이 문제가 아닌, 돈에 대한 생각을 먼저 점검해볼 것을 권한다. 자라면서 들은 돈과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찬찬히 뜯어보고 의심해보며, 돈에 대한 어떤 신념을 갖고 있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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