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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화 Aug 15. 2018

종이 한 장의 위안

20180815

      

누군가는 희망이고

누군가는 환희이고

누군가는 슬픔이고

누군가는 상처였을 오늘,

그 오늘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리 좋다할

그리 싫다할 아무런 이유도, 설명도, 보충도, 없는 나에게

왠지 재밌을 것 같은 해세의 '유리알 유희'는 지겹기만 하고

나의 시 나부랭이 같이 단순할 것 같은 '백년의 고독'은 가족사와 이름이 복잡하고 헷갈려

읽기를 포기한 게 벌써 3번째.

이름을 다 외우려 하지 말고 그냥 읽으면 될 걸, 그걸 못하는 고독이 종이 위에 펼쳐진다.


명료하고 명징한 것

그것은 폭염의 얼음처럼 차갑고 매서운 눈을 가졌으나

쉬이 녹아 흘렀다.


쓸모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종이는 언제나 프린터기에 있거나 쓰레기통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이나 박수무당이나 알라신처럼

먹고 사는 것과 무관하게 위대한 종이 한 장은 삶의 이유를 부지런히 질문한다.

대답은 무죄인 동시에 또다른 물음,

모르는 것과 무죄의 동질성은 언제나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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