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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택근 Mar 04. 2024

뮤지컬 수첩

#1 옛날 옛적에

        인간의 근원에 대한 질문에 오랜 시간 수많은 학자들이 고민을 하며 대답을 하려 노력해 왔다. 전지전능한 신이 만물을 창조했으며 인간을 본인의 형상대로 만드사 숨을 불어넣어 생명을 주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으며 인간은 시대에 따라 환경에 맞게 진화해 왔다고 주장하는 이들 또한 있다. 앞의 주장들을 하기 위해서는 각각 '신이란 과연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렇다면 첫 생명은 어떻게 생겨났는가'에 대한 질문을 먼저 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근원에 대한 여러 가설과 주장들이 있지만 결국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대답은 아마도 '우리는 확실히 모른다'일 듯하다.


    인간이란 종이 처음 생겨난 순간, 의사소통이라는 행위도 동시에 생겨났다. 우리는 성경 속 아담과 이브가 어떤 언어로 서로 의사소통을 했으며 신과 어떻게 대화를 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아담 앞으로 나아가 그로부터 이름을 부여받았다는 성경의 말씀을 읽어보면 분명 ‘언어’라는 것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원시인들에게도 분명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무언가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그들은 도구 혹은 목소리로 특정 소리를 내어 서로에게 어떠한 신호를 주었을 것이라고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출현한 순간 의사소통도 자연스레 생겨났다는 것이다.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있고 그 생각들을 '말' 혹은 '몸짓', '그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인간이 깨달은 순간, '이야기'라는 것이 서서히 우리에게 자연스레 소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에덴동산에서 뱀이 하와에게 '과연 하나님이 참으로 동산의 모든 실과를 먹지 말라더냐'라고 물었을 때에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하나님이 먹지도 만지지도 말라고 했다'는 하와의 대답은 일종의 이야기이다(창세기 3장 1절~3절). 하와는 하나님이 선악을 알게 하는 그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고 하셨다는 것을 아담에게서 전해 들었을 것이고 그 들은 것을 기억해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의 육하원칙에 따라 뱀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뱀은 하와에게 의심을 심기 위해 '질문'을 했으며(악의 경우, 대체로 그들의 질문은 인간 스스로가 의심을 하도록 만들기 위한 유혹이다) 하와는 그 질문에 대해 본인이 아는 것을 '대답'했다.

Jan Brueghel the Elder, Peter Paul Rubens - The garden of Eden with the fall of man

    선악과를 따먹고 하나님의 낯을 피해 나무 사이에 숨었을 때 아담은 하나님에게 이렇게 대답을 한다.


이르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며 숨었나이다(창세기 3장 10절, 개역개정)


아담은 본인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선악과를 따먹은 순간 알았으며, 두려움이라는 감정느꼈고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숨었다행위에 대해 말을 하고 있다. 내가 알게 된 것들 그리고 느낀 것, 그에 대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의사소통을 하며 왜 본인의 감정과 생각들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자들인가, 그리고 그것이 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태초부터 행해진 인간과 신간의 의사소통 혹은 원시시대부터 행해진 인간과 인간 간, 인간과 다른 동물들 간의 의사소통을 상상해 보며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즉 '생존'하기 위해 말을 하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다. 


Gilbert, Frank - Prehistoric man

    아담과 하와 혹은 원시시대의 인간들은 '옛날 옛적에'라는 말을 알았을까. 세대가 지나면서 자식들에게 하나님이 행하신 '과거'의 일들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행하실 '미래'의 일들을 설명하기 위해 '시간'이라는 것을 만든 후부터 '옛날 옛적에'라는 말을 사용했을까. 모닥불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야기'는 인간의 삶에 무수히 많은 영향을 주었다. 과거의 어떤 영웅의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에 대해 배우기도 하며 자신을 이야기 안에 등장하는 인물에 투영하여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가게 되기도 한다.


    이 글은 그 '이야기' 그리고 특히 '드라마/극'에 대한 글이 될 것이다. 기록이 어느 정도 문자로 남겨져 있는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현대까지. 이야기가 처음에는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떤 시기를 거쳐 발전하며 변해왔는지에 대해 알아가며 결과적으로 지금 우리 인간들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다룰 것이다. 더 나아가 이야기를 통해 인류의 역사뿐만 아니라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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