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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카치카 Aug 10. 2023

다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일 년간 브런치에서 나를 찾는 그 애처로운 메시지를 못 본 체한 지 1년. 힘들게 다시 돌아와 글을 써본다.


2년 전 일상을 벗어나 도망치듯 온 이곳 스페인에서 나는 어느새 2년째 표류 중이다.

스페인에 온 지 6개월 만에 비자를 얻었고, 이후 처음 지원한 회사에 운 좋게도 바로 입사하게 되어

어느새 일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다.

다시 말해, 나는 더 이상 자유로운 백수가 아닌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으로서의 스페인 삶의 두 번째 장을 열개 됐다.


역시 일을 시작하면서 이곳에서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나를 찾아 나서겠다며 한국을 떠나온 그 호기롭던 모습은 초반 회사 적응 탓에 피로와 함께 슬슬 사라지더니,  어느새 그 모습은 잊힌 듯 한국에서의 내 모습과 비슷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여유가 사라져 가고 , 일에 스트레스받아하는 날들이 늘어났다.  여전히 내 스페인어는 크게 늘지 않았고  한국을 그리워하는 시간들은 늘어갔다.


이곳의 아름답던 순간들이 일상의 뒤에 가려져 심드렁해지는 순간이 많아졌고,

거 살아보니 다 똑같소 , 이 말이 자주 튀어나오게 됐다. 일을 시작하기 전과 지금, 내 주변의 풍경과 환경은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

결국 내 마음가짐이 회귀본능으로 인해 이전으로 돌아간 것뿐이다.‘일’이라는 것이 내 삶에 끼어들게 되면 신기하리만큼 타고난 본성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이러한 까닭에 나는 다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전의 나의 그 호기롭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기 위해. 분명 찾아보면, 둘러보면 내 삶의 매일엔 아름다운 것들이 많을 테니. 그것들을 다시 의식하고 살아가기 위해.


* 나는 이 글을 쓰기 전 지난 나의 글들을 다시금 읽다가 울고 왔다. 나는 내 글을 참 좋아한다는 것도 다시 글을 쓰게끔 만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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