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는 건가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곧 입학한다. 4년간의 계약직 교사 생활에 쉼표를 찍기로 했다. 그러면서 학교시간표에 맞추어 지금 다니고 있는 학원과 함께 혹여나 저학년 때 더 배울만한 것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다양하고 저렴한 방과 후 수업을 선택하기로 했다. 엄마 바람은 독서논술, 한자였으나 아이는 방송댄스, 공예, 요리를 픽했다. 그래, 학교책가방부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었지. 요리를 제외하고는 다행히 3일은 방과 후로 채울 수 있게 되었다.
태권도는 다닌 지는 1년이 다 되어간다. 운동신경이 어느 정도 있고 긴 팔다리를 쭉쭉 뻗으니 제법 모양새가 나는 듯하다. 무엇보다 하교 후 매시간 픽업해서 집 앞까지 차량으로 태워주니 이보다 더 은혜로울 수 없다. 저학년은 체육시간이 따로 없고 그나마 놀이체육시간도 과밀인 학교에선 기대할 수 없다. 하교 후 익숙한 태권도장에서 친구들과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며 마음껏 뛰다가 온다면 학교 적응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그렇다면 일 년 넘게 다니고 있는 미술학원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다행히 딸아이는 미술을 그만두는 것에 미련이 없어 보인다. 사실은 그림 그리는(드로잉) 보다 만들기가 훨씬 재미있다고 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은 통합시간이 국어 수학보다 많은지라 하루가 머다 하고 그리기, 자르기, 만들기를 한다. 그렇다면 태권도를 가지 않는 하루정도는 만들기 체험이나 일일특강을 신청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피아노는 이미 시작하고 있는 또래 친구들도 있어서 호시탐탐 끼어들 자리를 엿보고 있었는데 굳이 빨리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주위 전문가들의 결론을 얻었다. 빨리 배우면 느리게 천천히 습득하지만 어느 정도 컸을 때 배우면 더 빨리 배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아노만큼은 아이가 필요하고 원할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으로 하자.
일주일에 한 번 가는 보드게임 학원? 공부방? 은 딸의 최애과목이다. 게임하러 가는데 왜 돈을 쓰냐고 타박하는 남편의 성화 속에 3년 가까이 꾸준히 다니고 있다. 아이의 19살까지 다니겠다는 말에 앞으로도 고정으로 자리 잡고 있을 테다.
저학년(1,2) 학년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지 않는다.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부터 영어를 접하는데 3학년때 되어서도 문장하나 제대로 적혀있지 않은 교과서로 시작하는 지라 그 사이 공백을 메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괄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낀다. 개인적으로 저학년 때부터 영어학원을 다니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 작년 말부터 집에서 할 수 있는 태블릿학습을 시작했다. 매일 20분씩 듣고 말하고 읽으면서 아주 조금씩 영어에 익숙해지고 발음도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자기 주도적, 꾸준함의 원칙만 지켜나간다면 효과는 적지 않을 것이라 본다.
본의 아니게 사교육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사교육지출비 평균이 50만 원이라고 한다. 한 달에 몇 백씩 쓰는 사람도 있고 아예 엄마표를 하는 가정도 있으므로 사실 평균은 별로 의미가 없다. 비단 금적전인 고려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총 45만 원을 사교육비에 지출하게 되었다. 저렴한 방과 후, 가성비 운동 하나. 영어학원을 다니는 것도 아닌데 50에 가까운 지출이라니. 공부방이나, 영어학원, 좀 더 비싼 스포츠를 시킨다면 100만 원은 우스운 것이다.
사실 이번 자체휴직 1년 동안 아이와 가장 큰 목표는 책 읽기이다. 18개월부터 잠자리 독서를 해주었지만 책육아는 명함도 못 내밀기에 아이가 책 읽기의 즐거움과 습관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 저학년 때는 뭐니 뭐니 해도 학습, 독서, 휴식, 운동 시간이 적절하게 분배되고 확보되어야 한다. 일주일 중 하루 학원을 안 가는 날에는 꼭 도서관에 들러 책을 듬뿍 빌릴 것이다. 지금과 같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글쓰기를 잊지 않고 말이다.
<슬기로운 초1생활 5 계명>
1. 즐거운 독서 자리 잡기
2. 다양한 경험 해보기(방과 후)
3. 운동은 꼭 하나 필요
4. 학습은 매일 꾸준히(연산, 영어노출)
5. 욕심을 내려놓고 1~4번까지의 밸런스 유지하기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