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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Feb 08. 2019

밤과 적막, 그리고 헬싱키

#5 미스테리를 품은 도시


도시의 겨울 밤은 사람을 기묘한 곳으로 이끈다.


낯설고 으슥하며 무슨 일이 일어날것만 같은 곳으로. 




아니,

어쩌면 

밤의 특성인 어둠이 

익숙한 공간까지 낯설고 무섭게 만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정처없이 걷다보니

푸른 어둠이 짙게 깔린 공원같은 곳이 보인다. 

철문과 테두리가 드리워져 있는것을 보아하니 


사유지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열려있는 문은 '개방'을 뜻하니 조심스레 들어가보았다.   




자박자박, 


그새 내린 얇게 깔린 눈 위를 걸어 들어와보니

이 곳엔 우리 둘 뿐이다.


괜찮은걸까?

걱정하면서도 여행이라는 행위엔 '모험심' 그리고 '용기'가 내포되어있음을 상기하며

행동으로 실행해본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아니, 여긴 누구? 나는 어디? 


붉은 하늘 아래로 살갗을 뚫는 바람과 혼미스런 정신을 붙잡고
대체 여기가 어디일까, 서로 유추해보기 시작했다. 



살짝 들어가보니 무성한 정원같은 공간이 나온다.


공원같기도, 대저택의 앞마당 같기도 했다. 




궁금증을 참지못하고 여기가 어디인지 검색해보는 그. 

구글지도를 켜고 살표보지만 정보가 없는지 고개만 갸우뚱거린다. 



대체 이 곳은 어디인가. 

흔한 표지판하나 없고 있어도 핀란드어라 읽어 해석해낼 길이 없다. 




길이 다다른 곳 까지 쭉 올라가니
언젠가 스릴러, 공포영화에서나 보았을법한
스산한 풍경의 대저택이 눈에 들어온다. 


교회일까? 사립 유치원일까? 

대부호가 살고있는 저택일까? 

우리는 사유지에 침범한것일까?

  



조금더 걸어가보니 거장 영화감독 스텐리 큐브릭의 스릴러영화 '샤이닝'의 배경일것만 같은 건물의 정면이 드러났다.

병원일까? 요양보호원일까? 양로원일까? 고아원일까?
오래돼보이는 낡은 건물형태에 공적인 건물인것 같기도

사유지같기도 한 이 묘한 늬앙스가 우리의 모험심을 더 자극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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