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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ng Juha Feb 08. 2022

전부를 내어주지 않는 연습

삶의 균형을 지키려면

 나는 밸런스를 쉽게 잃는 사람이다. 무언가를 달성하거나 성취하거나 획득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오로지 그것에만 사로잡혀 살아가고,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그 대가로 심각하게 균형을 잃곤 했다. 최근에도 나는 '블로그'를 통해 성과를 내야겠단 생각에 사로잡힌 채 몇 달을 보냈고, 그 결과, 성과는 났지만 또다시 균형을 잃고야 말았다. 밸런스가 깨어지고 나면 가장 먼저 몸이 아프고, 그다음으로는 정신이 아프다. 이번엔 조금 심각하게 아팠다.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힐 만큼.


 지금은 깨어진 밸런스를 바로잡기 위해 부단히 먹는 것을 조심하고, 보고 듣고 말하는 것 또한 조심하고 있다. 그리고 틈틈이 운동을 한다. 그러던 와중에 문득 얼마 전 정주행 했던 드라마인 '옷소매 붉은 끝동' 속 덕임이의 대사가 떠올랐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고, 내 머릿속에서 재현된 워딩이다.


"만약 제 전부를 전하께 내어드린다면, 저는 제 스스로를 잃게 될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대사 속에 내 삶의 해답이 있었다. 나는 그 어떤 대상에게도 내 전부를 내어주어선 안되는데, 너무나도 쉽게 그렇게 해왔던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전부를 주려하고, 무언가를 이뤄야겠다고 생각하면 거기에 전부를 올인하느냐고 결국 스스로를 잃곤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내가 삶의 균형을 다시금 다잡아가기 위해 하는 모든 일들을 이렇게 명명하기로 한다.


'전부를 내어주지 않는 연습'


설령, 전부를 내어주려 하는 대상이 신이라고 할지라도 이젠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나를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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