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대표하는 꽃을 생각해보면 목련은 단연 눈에 띄는 꽃이다. 하얀 꽃잎이 화사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어서 해마다 더 정이 간다. 그래서 오래 피어있었으면 좋겠다 싶은데도 마음과는 반대로 피어있는 기간이 짧은 것이 목련의 아쉬운 면이다. 꽃이 피는구나 싶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길거리에 우수수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떨어진 꽃잎이 거리에 흩어져 있는 모습은 그다지 곱지 않아 뒤 끝은 좀 있는 편이지만 제법 무리지어 길을 덮으면 마지막 모습이 나름 운치가 있을 때도 있다.
시들어 가는 것이 만개한 절정의 모습보다 볼품없고 쓸쓸한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절정이 길다면 그 절정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지는 모습까지 아름다우라고 욕심을 낸다면 아름답고 찬란한 시간이 무슨 소용일까. 흔한 말이지만 한 철 부풀었던 꽃잎이 덧없이 땅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짦았지만 아름다웠던 모습을 그대로 기억 어딘가에 두는 것이 더 좋다.
사는 일이 바쁘게 돌아가서 채 더워지기도 전에 어느 집 담 너머에 목련이 있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그 집 앞을 지나치면서 하루 하루 살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계절이 돌아 세상에 겨울을 지나온 새로운 봄기운이 돌면, 또 어김없이 새로운 목련이 필 것이다. 그게 어디 목련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