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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켄 Feb 09. 2019

사자 그림을 보고 있는 남자


가여운 이여

소리질러라

바람부는 넓은 들판으로 가서

파도치는 거친 바다로 가서 

눈길도 닿지 않는 먼곳까지 들리도록

목에 핏대를 세우고 악을 쓰며

소리라도 

실컷 질러라


그대 고통이 무엇인가

그대 아픔이 무엇인가

그대 슬픔은 무엇인가

잊는다 해서 잊혀지던가

지운다 해서 지워지던가

삭힌다 한들 삭혀지던가


가슴 속 오만가지 것들을

외마디 거친 소리에 담아

바람과 파도속에

쏟아내고

토해내고

던져버려라


바람이 멎고 

파도가 잠들고

가시나무 숲에 하얀

국화꽃이 필 때까지

목놓아 

목놓아

소리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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