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나무들은 잎이 진다고 나무로 존재하기를 포기한 적이 없어. 오히려 그걸 시간의 향기로 버터내지. 한평생 살며 게으른 나무를 보질 못했네."
이숲오, <꿈꾸는 낭송 공작소>
출근길. 나무들이 핑크색 옷을 입고 있다.
어라, 여기에도 벚나무가 있었던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던 교차로에 멈추어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간사한 마음.
꽃이 피었을 때만 관심 갖는 심보가 얄밉다.
이 녀석들은 일 년 내내 나무로 존재했을 텐데.
나무는 쉼이 없다.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피우고, 떨구고, 준비한다.
듬성듬성 보는 건 인간의 시각일 뿐.
자, 이제 내가 나무 말고 무엇을 1357로 보고 있었는지 생각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