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펀드 투자 방식은 무엇일까?
재테크에 관심 있는 직장인이라면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적립식 펀드’에 대해 한번쯤 들어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2000년대 초∙중반 적립식 펀드의 열풍으로 적립식 펀드는 이제 대중적인 재테크 상품이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인 펀드 투자에 대해 이야기해보기 전에 펀드 투자의 방식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번 글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펀드 투자 방식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많이 들어본 단어가 ‘적립식’이라고 해서 ‘적립식’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펀드 투자의 방식은 크게 적립식과 거치식으로 나뉩니다. 이는 상품마다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고 상품을 가입할 때 돈을 납입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즉, 같은 상품을 선택하더라도 본인이 원하면 적립식으로 가입할 수도, 거치식으로 가입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만약 돈을 나누어 주기적으로 납입하면 적립식이 되고, 한꺼번에 납입하면 거치식이 됩니다. 물론, 처음에 거치식으로 가입하고 나중에 적립식으로 하는 펀드 투자도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우린 거치식과 적립식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적립식은 사회초년생이나 펀드 투자 초보자가 하기에 적합한 납입 방식입니다. 그 이유는 적립식 펀드가 금리가 낮은 적금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초보자에게 적합한 이유는 ‘평균매입가격절감효과’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평균매입가격절감효과’란 같은 납입금액에 증권 가격이 하락하면 더 많은 증권을 매입하고, 증권 가격이 상승하면 더 적은 증권을 매입할 때 나타나는 효과입니다. 즉, 증권 가격이 쌀 때 많이 사기 때문에 추후에 증권 가격이 오르면 더 많은 수익을 볼 수 있고, 증권 가격이 비쌀 때 더 적게 사기 때문에 나중에 증권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을 완화할 수 있는 겁니다.
위의 표는 총 투자금 1000만 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했을 때와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때를 비교해 놓은 표입니다. 5년 동안의 보합장에서 만약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아무런 수익을 보지 못 하지만, 적립식의 경우 조금이나마 수익을 볼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평균매입가격절감효과’ 덕분입니다.
거치식은 내가 가입하고자 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 선택하는 방법입니다. 적립식보다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강세장에서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했다면 증권 가격이 계속 오르는 와중에 기간별로 나누어 매입했으므로 구입할 수 있는 증권의 수량은 줄어들고,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거치식이 적립식보다 더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하락장에서 적립식의 경우 거치식과 달리 증권을 나누어 매입했기 때문에 일종의 물타기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락장에서 거치식의 경우에는 시장의 하락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만, 적립식의 경우에는 가격이 낮아진 증권을 나누어 매입했으므로 시장의 하락보다는 손실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말로 설명하는 것이 쉽게 이해가 안 되신다면, 실제 가상의 예시를 들어서 적립식과 거치식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제가 20년 전부터 코스피 지수에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적립식으로 매 월말 100만 원씩 납입했을 때와 거치식으로 한꺼번에 2억 4400만 원을 납입했을 때의 차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투자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래프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듯, 20년 후 거치식의 수익률이 적립식보다 훨씬 높습니다. 왜냐하면, 90년대 후반 500에서 머물던 코스피지수가 현재 2000대 초반으로 4배 넘게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프의 모양을 살펴보시면 거치식이 적립식보다 그래프의 굴곡이 더 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수익을 볼 땐 더 크게 보면서 손실을 볼 때도 더 크게 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적립식 투자는 ‘평균매입가격절감효과’가 있기 때문에 거치식보다 하락장에서 손실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립식 투자에 있어서도 단점은 존재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상향 하는 자산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때, 거치식보다 수익률도 낮고 손실을 완화하는 효과 또한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는 앞서 말한 시나리오에서 적립식에 따른 투자원금과 수익률에 따른 누적금액을 나타냅니다. 위 그래프에서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로 인해 코스피지수가 반 토막 났던 시기를 살펴봅시다. 98년도부터 투자를 시작했으므로 적립식 투자를 시작한 지 2년~3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 시기에 코스피지수가 반 토막이 났음에도 비교적 투자금액의 손실이 적은 것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2008년~2009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보시기 바랍니다. 거의 투자금액의 절반 정도가 손실이 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립식임에도 ‘평균매입가격절감효과’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이유는 투자기간이 길어지면서 앞으로 납입할 금액보다 기존에 납입된 금액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거치식과 다르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적립식을 너무 장기로 하는 것보다 중간에 한번 정도 환매를 해주고 다시 재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순환적립식’이라고 합니다. 순환적립식으로 위와 똑같은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위 그래프를 살펴보시면 1998년~2007년도 까지는 적립식이 수익률이 더 높습니다. 왜냐하면, 1998년~2007년 시기가 대세 상승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적립식의 경우 순환적립식과 다르게 기존에 누적액이 있기 때문에 상승장에서 순환적립식보다 더 큰 수익을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순환적립식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락장에서 단순 적립식보다 수익률 방어에 더 뛰어난 것입니다. 한 마디로 장기투자를 할 때는 시장의 등락을 모두 경험하기 때문에 단순 적립식 보다 순환적립식이 더 적합한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펀드 투자에 있어 거치식과 적립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적립식이던 거치식이던 손해 보는 것은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펀드 투자를 위해서는 좋은 펀드를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글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펀드를 고를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본 내용은 작성자의 사적인 견해로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본 내용을 바탕으로 한 행동의 결과에 책임지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 systrader79, 이성규 저
좋은펀드 나쁜펀드 -신관수 저
펀드 초보자, 거치식보다 적립식으로 – VVIPB 이재철의 부자 따라잡기(중앙일보 칼럼)
***작가의 말: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옷들도 다르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Asset)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면서 시대변화에 맞는 자산 설계(Design)가 삶을 풍요롭게 해 줍니다. 자신의 삶을 설계해 나가는 사람이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듯, 이제 자신의 자산을 설계해 나가야만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저의 생각과 분석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글을 읽는 구독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이 독자분들의 정신적∙물질적 풍요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