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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행 Oct 07. 2023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책 제목이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입니다. 제목만 읽어도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실제로 그런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더 좋아지겠지요. 이 책의 저자 김민섭 씨는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란 말을 지금까지 수만 번 말했을 거 같다고 하네요. 그 숫자만큼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였고, 누구에게는 잊을 수 없는 위로를 주었을 것입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을 품고 있는 김민섭 작가는 자신을 연약한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다만, 자신의 불씨가 작더라도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는 온기를 나누어 줄 수 있는 모닥불이 되길 바랍니다. 작가가 선한 사람이라는 것은 주삿바늘을 무서워하는 작가가 다른 이들을 위해 주기적으로 헌혈을 한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기껏 헌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는 깨끗한 피를 나눠주기 위해 자기 몸을 늘 정갈하게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짜장면을 먹으면 혈중 지방농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짜장면을 먹지 않을 정도로요. 그동안 깨끗한 피를 유지하기 위하여 술은 물론 삼겹살, 돈가스, 치킨도 먹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는 헌혈할 때마다 '내 피 잘 쓰세요~' 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그저 행복하다고 합니다.
 
작가는 사람의 선함이란 비록 느슨하고 연약할지라도 서로를 단단하게 묶어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마 지방대 강사로 뛰었던 그에게(그의 첫 작품이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 '입니다.) 어디에도 소속될 수 없었던 자신의 연약한 처지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함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가 일상에서 행한 소소한 선한 일들이 가끔 나비효과를 일으켜 커다란 감동으로 되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나와 닮은 사람 찾기,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입니다. 이 이야기는 너무 유명해져 유재석이 진행하는 유큐즈에 작가가 직접 출연할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습니다.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는 저자 김민섭 씨가 35살까지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하다가 어느 날 크게 마음먹고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데서 시작합니다. 첫 해외여행이지만 생활이 어려운 터라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행 비행기표를 예매했습니다. 하지만, 출국 날만 기다리던 그에게 갑작스레 아들이 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쩔 수 없이 여행을 취소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항공권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10만 원 넘게 주고 산 비행기표 환불금이 고작 1만 8천 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듣게 됩니다. 실망한 그는 그 돈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줘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약한 이름과 똑같은 사람만이 비행기에 탈 수 있다는 말에 작가는 동명이인 김민섭 씨를 찾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꿈을 누군가라도 대신 이룰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다소 엉뚱하게 시작된 이야기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고, 많은 사람이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김민섭 씨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합니다. 비행기표 가지고는 부족하니 숙박비를 대신 내주겠다는 사람부터 후쿠오카 1일 교통카드나 입장권을 주겠다는 사람 등등. 결국 졸업을 앞두고 돈을 벌기 위해 휴학했던 김민섭이라는 학생을 찾게 되고 그를 무사히 후쿠오카행 비행기에 태우게 됩니다. 그때 비행기를 타기 전 휴학생 김민섭 씨가 작가 김민섭 씨에게 물어봅니다. “저를 왜 도와주신 거예요?”
작가는 그동안 주변에서 자신을 도와주며 사람들이 해줬던 말을 그대로 돌려줍니다.
 
“그냥,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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