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통령 후보자가 되는 방법

미국은 몇 명이나 대선에 출마할까?

by 아이호퍼

미국에서 대통령 후보자가 되는 방법에는 3가지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특정 정당의 예비선거에 출마해서 후보자 지명을 얻는 방법이다.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후보자는 전당대회에서 정식으로 해당 정당의 대통령 후보자로 선출된다. 두 번째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법이다. 무소속 후보자라도 각 주가 요구하는 요건과 기한을 준수해서 등록하기만 하면 정식 후보자로 인정이 된다. 다만, 대부분의 주는 정당 소속의 후보자보다 무소속 후보자에게 더 엄격한 등록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기명후보자(write-in candidate)’로 출마하는 것이다.


기명후보자 제도는 “후보자가 어떤 사유로 인해 투표용지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못 올렸더라도 투표용지 제일 아래쪽 ‘other 또는 write in, if any’란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기입하면 유효표로 인정받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명후보자는 투표용지가 인쇄된 이후 뒤늦게 등록한 후보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였는데, 최근에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기명후보자로 등록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이름을 유권자에게 일일이 각인시키며 홀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주요 정당 후보자들을 누르고 당선되거나 선거 결과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간혹 있다.

▲ 유명 힙합 가수인 칸예 웨스트가 친구들이 자신을 기명후보로 적어 냈다고 인증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한 모습(2020년 10월 9일.)

2017년 12월 앨라바마 연방상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덕 존스 후보가 공화당의 로이 모어 후보를 1만 8,900표 차이로 승리했는데, 이때 제3의 후보에게 기명투표를 한 사람이 2만 명이 넘었다. 기명투표를 한 대부분의 유권자는 섹스 스캔들로 이미지가 추락한 공화당 모어 후보가 싫지만, 민주당 존스 후보도 내키지 않아 제3후보의 이름을 적어 낸 것이다.


하지만, 기명후보자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루이지애나를 비롯한 8개 주에서는 기명후보자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32개 주는 사전에 기명 후보자로 등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투표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직접 기명하고 있는 칸예 웨스트(트위터 캡쳐)

실제로, 2020년 대선에 출마한 칸예 웨스트는 후보로 등록한 12개 주에서 6만여 표를 얻었다. 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와이오밍 주에선 등록기한을 놓쳐 후보 등록을 하지 못했고, 결국 투표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직접 적어 넣는 기명투표 방식을 이용해야만 했다.


후보자 등록은 어떻게?

후보자가 언론 등을 통해 출마를 선언했다고 해서 법적으로 후보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 등록을 해야만 정식으로 대통령 후보자가 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연방이 아닌 주 차원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선거도 주별로 치른다는 점이다. 미국의 모든 주가 각각의 선거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 후보자의 등록 요건도 주마다 제각각이다.


따라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후보자 등록을 했더라도 각 주가 요구하는 등록 요건을 충족하여 기한 내에 등록해야만 해당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어쨌든, 공식적으로 대통령 후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서류(FEC Form 2)’를 제출해야만 한다. 2016년 대선에서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서류를 제출한 후보자는 1,700명이나 된다. 하지만 등록서류를 제출한다고 모두가 후보자로 등록되는 것은 아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가 제출한 등록서류가 “진실로, 정확하게, 완전하게” 작성된 것인지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고의로 허위 정보를 기재함으로써 선거관리업무를 방해할 경우엔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후보자 등록에 얽힌 재밌는 일화가 있다. 2016년 대통령 선거를 불과 18일 남겨 놓은 2016년 11월 21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후보자 등록서류 하나가 온라인으로 접수되었다. 후보자 이름은 ‘Dr. Fucking You’이고, 주소는 ’69 Trump Tower‘로 되어 있었다. 후보자의 선거운동본부 이름은 'ISIS'로, 주소는 'Syria'였다. 누가 보더라도 “거짓으로, 부정확하게, 그리고 불완전하게” 작성된 것이란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열흘 후 '벌금 부과 및 처벌'을 경고하면서 후보자 등록서류의 철회를 2017년 1월 1일까지 이행할 것을 공문으로 통보했다.


실제 몇 명의 후보자가 대선에 출마할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앞당겨 치러진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 15명이 대통령 후보로 등록했고, 13명이 선거를 완주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몇 명이나 출마할까? 답은 간단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면 모든 선거구에서 실시하는 선거에 정식 후보로 등록이 되지만, 미국은 개별 주마다 각각 후보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 주의 선거법은 후보등록 요건이 제각각이다. 재밌는 것은 50개 주 전부와 워싱턴D.C에 등록을 하는 후보자도 있지만, 어떤 후보는 어느 한 주에만 대통령 후보로 등록하더라도 해당 주에서는 대통령 후보로 인정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6년 대통령 선거 사례를 살펴보자. 워싱턴D.C를 포함 50개 주 모두 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3명에 불과하다. 이들 3명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자유당의 게리 존슨이다. 그리고 녹색당의 질 스타인은 40개 주와 워싱턴D.C에 등록했고, 헌법당의 대럴 캐슬은 24개 주에만 등록했다. 그리고 5~20개 주에 등록한 후보자는 5명이었고, 1~4개 주에 등록한 후보자는 21명이었다. 1개 주라도 후보자 등록한 후보자 모두 41명이었다.


기명후보를 제외하고 투표용지에 인쇄된 후보만을 놓고 보면 콜로라도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루이지애나 13명, 유타 10명 순이었다. 기명후보자를 포함하면 워싱턴이 68명으로 가장 많고, 메릴랜드가 56명, 미네소타가 53명 순으로 많았다.


후보자 경호(Secret Service Protection)

1968년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 후보경선 과정에서 암살된 영향으로 의회는 처음으로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에게 경호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안(U.S.C.§3056)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경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주요 후보는 재무부장관이 하원의장과 소수당 지도자, 위원회가 지명한 1명으로 구성된 중립적인 ‘경호자문위원회’와 협의 후 결정된다. 주요 후보의 배우자도 대통령선거 120일 전부터는 경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2016년 11월 5일 네바다에서 열린 유세 연설 중 한 청중이 'gun'이라고 외치자 경호원들이 트럼프 후보자를 황급히 무대에서 대피시키는 모습(CNN 캡쳐)

법률은 대통령선거 동안 주요 정당의 대통령, 부통령 후보지명자에게 경호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예비선거 기간에 경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주요 후보자의 범주는 특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호자문위원회는 가이드라인에 경호서비스 제공의 범주와 기준을 다음과 같이 특정하고 있다.


① 공개적 출마 선언을 한 자

② 전국적으로 선거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적어도 10개 주 이상에서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자

③ 직전 선거에서 최소 10% 이상의 지지를 얻은 대통령 후보의 배출과 같은 일정 자격을 갖춘 정당의 공천을 추구(pursuing)하는 자

④ 최소 1,000,000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집요건을 충족하고 추가로 최소 2,000,000달러 이상의 정치자금 기부를 받은 자

⑤ 선거가 있는 해 4월 1일 기준으로 가장 최근 실시한 ABC, CBS, NBC, CNN의 전국적 여론조사에서 적어도 평균 5% 이상의 지지율을 얻거나, 이어지는 프라이머리 또는 코커스에서 10% 이상의 득표를 한 자


한편, 후보자가 가이드라인의 모든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더라도 재무부장관은 자문위원회와 협의를 거친 후 경호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경선 후보자들에 대한 경호서비스는 보통 선거가 있는 해 1월 1일 이후 곧바로 시작된다. 어떤 경우에는 재무부장관은 선거가 있는 해보다 더 일찍 특정한 후보자에 대한 경호서비스를 승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