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아 Mar 30. 2023

나의 우울

피 말고 암컷을 찾기 위해 내 주변에 수컷 모기가 날아다닌다고

웽웽거린다고 전부 다 같은 목적이 아니라고

웬만하면 죽이지 말아 달라고


나의 피 같은 우울이 탁자 아래로 낙하한다

뚝뚝 떨어지는 우울을 대야에 받으면

모기들이 기피한다고


내 몸뚱이라 속 피라서 우울이라고

흘러나가 버리면 아무 가치도 없어져버린다고

문장의 끝이 아니라고가 아니라 맞다고


이 아저씨는 국밥에 빠진 모기까지도 삼키는 것일까

국밥에 빠진 모기처럼 새까만 밤이

나의 우울을 희석한다


희석하고 희석하면

왜 갑자기 돌아왔니라는 질문에 답이라도 되는 마냥

학교 화장실에서 혼자 밥 먹는 아이처럼 울면

사라질 우울이 아니라고


살아있을 목적에 대하여

질문하는 목적에 기대어

산책하는 우울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은 엿같고 사는 건 좆같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