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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Mar 07. 2023

인생은 엿같고 사는 건 좆같고

더듬는 말까지도 받아 적을게요

아니 번역은 반역이라니께

거짓말을 기록으로 남기라는 거여 뭐여

그게 다 못 할 짓이여 나무한테 못할 짓

그럼 결심하시면 말해주세요


종이컵에 돋아난 귀가 새초롬했다

새초롬한 귀에 대고

'인생은 엿 같다'라고 속삭였다

몇 시간 동안 차갑게 식어간 커피에 

하얀 기름이 둥둥 떠 있었다


아니 나는 끝까지 포기 안 할 텨 나는

더듬는 말 한 글자 한 글자 전부 적고 있습니다

설득은 거짓이여. 마음이 맞아야지 마음이

그러면 더 이야기해보세요

뭔 이야기를 혀 난 접을겨


그는 하루종일 입을 꾹 다물고 창밖을 바라봤다

보이지 않는 창밖이 밝아졌다 아스라이 어두워졌다

'사는 게 좆같다'라고 혼잣말했다

창에 하얗게 입김이 서렸다


아무래도 안 되겠는데 정황만 있어. 자백도 없고 일단 증거 찾자.

아동성범죄자새끼 그냥 패고 제가 빵에 가면 안 될까요


인생은 엿 같고 사는 건 좆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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