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일하기

딸과 나의 진로 탐색기

by 첨예하니

"엄마, 나중에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요즘 딸과 나는 '일'에 대해 자주 이야기 한다.

꼭 진지한 대화는 아니더라도, 뉴스를 보다가 혹은 친구 이야기를 하다가

심지어 웹툰을 읽다 말고도 불쑥 튀어나오는 주제다.

(여기서 웹툰을 보는 것은 딸이 아니라... 나라는 거...)


나는 종종 이렇게 되묻는다.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서, 너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어?"

그러면 딸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건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라는 진로의 질문보다

‘내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라는 방향의 질문이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의 변화를 고민하며, 자기 길을 찾아가는 모든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질문이지 않을까?

예전엔 이런 질문이 막막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조금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AI가 일의 영역을 빠르게 바꾸고 있고,

인간이 맞던 일중 일부는 기술에게 넘겨지는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제는 내가 세상에서 어떤 포지션을 차지할 것인지,

AI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직업은 ‘하는 일’이 아니라 ‘맡는 자리’다

과거에는 “무슨 직업을 가질 거야?”라는 질문이 익숙했다.
의사, 변호사,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같은 구체적인 이름이 곧 꿈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의 대답은 조금씩 달라진다.


“저는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읽어요.”

"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걸 좋아해요.”

“저는 정보를 구조화하는 걸 잘해요.”


그들은 직업의 이름보다는 역할과 기능을 말한다.
이건 아주 좋은 변화다. 왜냐하면 미래에는 지금 우리가 아는 직업들보다
아직 이름조차 정해지지 않은 역할들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넘어, ‘기여하는 일’로


“그 일을 할 때, 너는 어떤 영향을 만들어내고 싶어?”
“너의 능력으로 바꿔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뭐야?”


AI 시대엔 '나의 일'이 단지 업무의 목록이 아니라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좋아하는 일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속가능한 진로는 타인에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AI 시대의 진로 설계, 어떻게 시작할까?

진로교육 현장에서도 다음과 같은 프레임이 점점 강조되고 있다.


"나는 어떤 문제에 관심이 있는가?"

"나는 어떤 방식으로 그것에 접근하고 싶은가?"

"그 과정에서 AI는 나의 도구가 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AI를 활용해 노인을 위한 감정 케어 앱을 만들고 싶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역 환경 문제를 시각화하고 싶다."

"AI가 처리하지 못하는 감성 글쓰기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이런 아이디어는 이미 수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실제 프로젝트로 발전 중이다.


‘기술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이 되기

기술은 거부할 대상이 아니라, 동료처럼 함께 일할 존재다.
AI의 발달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동시에,
인간에게 더 창의적이고, 협업적이며, 의미 있는 역할을 부여하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다.
기술과 함께 설계할 미래에 대한 상상력,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맡을 자리를 찾는 힘이다.


AI 시대의 진로 탐색은 결국,
“나는 어떤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지금 우리가 키워야 할 진짜 역량은
"AI를 잘 다루는 기술"보다,
"나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방향 감각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도 유효하다.
어떤 역할이든, 어떤 길이든
그 시작은 바로 스스로를 묻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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