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irfish Jun 30. 2022

질투는 진짜 나의 것

질투는 중요한 감정이라고 했다. 내가  원하는지 모를  속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부러운 사람이 있으면  사람을 미워하거나 깎아내리지 말고 그의 어떤 면이 부러운지를 스스로  살펴보라고 했다.

 멋진 사람. 그러니까 외모가 출중하거나 옷을 잘 입거나 단순히 말발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진짜 멋진 사람을 만나면 저 밑바닥에서부터 무언가 득실거 린다. 자기가 이뤄놓은 업적이 훌륭함에도 상대방을 존중하며 예쁘게 말하고, 동시에 누구도 깍아내리지 않으면서 여유롭게 분위기를 잘 타는 사람. 훔쳐오고 싶다. 저 삶에 대한 태도를 가져오고 싶다. 앞에서는 나도 똑같이 공손한 태도로 일관했지만 속은 부러움으로 부글부글 끓었다.


 나는 이미 어딘가 망가졌는데.  핸디캡을 인정하고 살지만 그로부터 파생된 많은 부작용들은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처음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고, 수시로 치고 올라오는 자기애(허세를 부려  지위를 과장한다던지 하는) 알아채고 눌러야 하는 일부터 인성이 별로라는 연예인을 욕하는 습관까지. 이것도 많이 줄인 거니까, 이 정도로 꼽힐 만큼 줄이기까지도 쉽지 았는데. 그러다 어느 날 너무 멋진 사람을 만나 지금까지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 빨리 저렇게 되고 싶다.  사람도 이런 과정을  겪었겠지? 아니야 처음부터 핸드캡이 없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어. 하고 그의 노력은 깎아내리고 나의 힘듬만 조명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해진다. 그리고 진짜 자유롭게   있는 날은 도대체 언제 오는 걸까 하고 지레 겁먹게 된다.


 아름다운 것만 보려고 하는 친구도 있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대해 덮어놓고  사정이 있었겠지.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말자 하고 한편으로는 멜랑콜리한 분위기의 드라마나 영화에 빠져든다. 그래서 무슨 대화를 해도 결론은 그게 인생의 아이러니지 뭐 하고 끝나버리고 언제나 두루뭉술한 감정만을 다룬다. 우리의 만남은 금세 휘발되어 버린다. 평범하고 따뜻한 사람이지만  들여다보면 삶에서 도피하고 있음을   있다. 타인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나를  들여다볼  있다. 덮어놓고 그래  말도 맞아하는 것은 사실은 게으른 무관심일 수도 있지 않을까. 타인만 평가하고 스스로에겐 관대하다면 그건   문제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인간을  이해하려는 처절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멜랑콜리한 분위기의 드라마도  들여다보면 그런 분위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부조리와 차별 같은 것들이 녹아 있다. 귀찮아도 피곤해도 그것들을  들여다봐야 타인에 대해, 스스로에 대해, 사회에 대해서    있다. 가끔 스스로를 너무 취조하는  같다는 느낌이  때도 있지만 모든  뿌연 가운데 한 가지 확실한  있다면 내가 되고 싶은 멋진 사람은 저렇게 회피하는 태도로 살아서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환부가 아프다고 자꾸 옆을 치료하고, 아니면 대충 약발라서 거즈로 덮어버리고. 그러면 점점   자신에 대해   없게 되어버린다. 시간이 갈수록 “진짜  “내가 생각하는  갭이 벌어져 마지막엔  개가 붙을 수도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질투가 나면 그 질투조차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리자. 내게 필요한 부분만 쏙쏙 빼와서 배우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 아무도 질투하게 되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아니 또 새로운 질투가 나를 찾아오더라도 진짜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 질투는 덜 아프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바이바이 인스타그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