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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Jun 13. 2022

“진심과 경험으로 노래합니다”

번역 | 68세의 테너 그레고리 쿤데 인터뷰

지난 6월 초, 볼로냐에서 <루이자 밀러>의 로돌포 역으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열광적인 찬사를 받았던 테너 그레고리 쿤데(1954년생). '월간 객석' 7월 호에 실릴 <루이자 밀러> 리뷰를 쓰기 위해 자료 조사하다가 쿤데의 진솔한 인터뷰를 접했기에, 여기 부족한 이태리어 실력이지만 번역에 도전해본다. (내 맘대로 의역 주의!) 원문은 아래 링크에...


https://www.ilrestodelcarlino.it/bologna/cronaca/kunde-canto-con-il-cuore-e-lesperienza-1.7759853


볼로냐 테아뜨로 꼬무날레에서 <루이자 밀러>와 <오텔로>를 노래하는 테너:

“50세 이후 소리를 마스터하고 나서,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by 마르코 베겔리


올해 볼로냐 극장에서 그레고리 쿤데는 <루이자 밀러>, <오텔로>(6월 24일부터), <안드레아 셰니에>(10월 14일) 이렇게 세 작품에서 노래한다. 

1954년 일리노이 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1978년에 시카고에서 무대에 올랐고. 

1992년에 이탈리아에서 로시니 테너로 존재를 드러내면서 비르투오조 적인 역할의 기준이 되었다.

지난 10년간은 벨칸토의 섬세한 목소리에서 힘차고 드라마틱한 베르디와 푸치니로 점진적으로 레퍼토리를 변화시켰다. 

그리고 현재, 68세의 나이로 - 보통의 테너들이 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 연배에 - 그는 세 번째 청춘을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테너들이 피하고자 하는 성악적으로 까다로운 역할들로 데뷔를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그가 무대에서 선보인 역할은 이제 100이라는 숫자를 넘고 있다.)

누구에게나 유쾌하고 천성적으로 소탈한 그는 비행기를 타고 유럽의 주요 극장에서 노래하는 그를 쫓는 수많은 팬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또한 그들을 실망시키지도 않는다. 이번 <루이자 밀러> 공연에서는 가장 어렵고, 해내기 힘든 부분 또한 훨씬 젊은 테너들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로 확실하게, 또 탁월하게 해냈다. 


마에스트로, 목소리의 기적인가요?

아니요,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다년간의 노력과 인내의 결과일 뿐입니다. 알프레도 크라우스로부터 나는 포르티시모에서 속삭이는 피아니시모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악적인 색깔에 대한 프레이징, 레가토, 그리고 주의할 사항도 배웠죠. 정확히 54세에 이르러서야 내 목소리가 많이 변했음을 느꼈습니다. 더 커지고 풍성해졌죠.

벨칸토 가수였던 25년 동안의 세월 이후, 나는 점점 더 서정적이고 극적인 부분으로 레퍼토리를 바꾸기 시작했지만 노래 기술을 바꾸지는 않았죠. 내 목소리의 자연스러운 한계를 억지로 극복하려고 하지도 않았고요. 


매우 격정적인 오텔로 조차도요?

저는 그 역을 노래할 때, 소리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지금 제 마음속에서 느끼는 캐릭터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목소리, 표현, 몸짓들이 자연스럽게 그의 인간적인 이야기와 조화를 이루죠. 가장 까다로운 보컬 프레이즈라도 쉬워집니다. 왜냐하면 그 프레이즈가 작곡된 배경(역할의 심리)을 이해하기 때문이죠.


새로운, 피할 수 없는, 데뷔는요?

니스에서 <피델리오>와 드레스덴에서 <낙소스의 아리아드네>를 노래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드레아 셰니에>도 저에게 데뷔 무대나 마찬가지예요. 왜냐하면 몇 년 전에 딱 한 번만 불러봤거든요. 그리고 브리튼의 아주 드라마틱한 <빌리 버드>도 큰 기대가 됩니다. 이탈리아 테크닉을 가진 미국 가수인 저에게 영어로 노래하는 것은 정말 큰 도전이랍니다. 마지막으로는, 곧 바그너를 부르게 되겠죠. 


바리톤으로 경력을 마치게 될까요? (역주: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바리톤으로 변모하여 무대 위의 경력을 연장하는 것을 빗댐)

아, 아니요! (웃음) 나는 마에스트로 도밍고에게 그와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너무 어려워요. 더 이상 테너로서 노래할 수 없을 때가 오면, 베이스가 되고 싶고, 그럼 스파라푸칠레를 노래하고 싶어요. 낮은 ‘파’ 음 저도 이미 가지고 있거든요. 

(역주: <리골레토>의 스파라푸칠레는 길게 끄는 낮은 '파'음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부분은 저음을 잘 내는 베이스들에게도 항상 큰 도전이다. 즉 자신의 넓은 음역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것임.)


https://youtu.be/J1bYA4u3kt8

젊은 시절 도니젯티의 오페라 <연대의 아가씨> 중 하이 C 고음을 밥먹듯이 내던 그레고리 쿤데

https://youtu.be/XvIy1U1M0Xw

2019년에 팜플로나에서 베르디의 <오텔로>를 노래하는 그레고리 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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