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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와붕가 Dec 24. 2024

연말 분위기를 지하에서 보다

분명 전과는 다르다.

해마다 반복된 풍경


연말이 가까이 올수록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11월부터 술에 취해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취객이 늘어난다. 술에 취해서 여기저기 토하는 승객들, 기둥을 화장실로 착각해서 일?을 보는 승객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가 넘어지는 승객들이 있다.


이 기간에 야간근무를 들어오면 사무실에서 울리는 각종 설비 알람소리와 전화 소리에도 예민해진다. 특히 저녁 9시부터 긴장감이 늘어간다. 요즘은 여성 취객이 늘고 있다. 여성 취객들은 신체적 접촉이 힘들어서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 112와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렇게 연말이 반복됐다.


올해는 다른 풍경


난 주변에 다른 일을 하시는 분들께 묻는다.


"요새 경기가 어때요?" 또는 "회사는 잘 되고 있나요?"


그분들의 대답은...


"어렵습니다." "작년보다 매출이 줄었네요."


거리를 거닐다 보면 투명한 유리창에 '임대'라는 포스터를 종종 보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곳도 여기저기 '임대'가 붙어 있었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뉴스를 밥상물가에 예민한 어머니나 아내한테서 듣는다. 월급은 얼마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물가와 자산가격은 올라갔다. 


기업은 매출이 줄어서 또는 효율성을 가져오기 위해 구조조정을 한다. 올해 구조조정을 한다는 기업이 늘어났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부동산을 잡기 위해 영끌을 했다는 젊은 세대들이 늘었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 국민들은 소비를 할 여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마디로 악순환이다. 거기다 계엄까지 터졌다. 정치까지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 지하철 풍경은 분명 전과는 다르다. 송년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승객들의 시간이 빨라졌다.

1차만 하고 돌아가는 모습은 시간을 보면 알 수 있다. 저녁 9시면 많은 승객들이 줄어든다. 저녁에 역사 순회를 하다 보면 간단히 즐기고 가는 승객들의 표정을 본다. 


연말이면 볼 수 있는 취객도 많이 줄었다. 우리에게는 다행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씁쓸하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의 연말특수는 어떻게 될까? 돈도 돌아야 하는데 한 곳에 저장된 느낌이다.


"승객 여러분, 올해는 차분하게 가족과 한 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다가오는 2025년은 부디 모두가 행복하길 작은욕심을 부려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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