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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카 Jun 18. 2019

버릴 것 없는 저녁식사를 위하여

1인 식탁, 식비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식비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해보고자 일주일 동안 기록을 해봤다. 지난번 일주일치 식단을 짜고 장을 봐왔고, 이번엔 혼자서 맛있게 해먹은 이야기


지난 에피소드 : 낭비 없는 일주일치 장보기 실험


문제 : 식비가 은근히 많이 들고, 음식물쓰레기가 너무 싫다.

원인 : 한 번 장 보면 기본이 3-4만 원, 그중에 반은 버려서 아까움 / 신선한 채소, 과일이 먹고 싶은데, 혼자 먹다 보면 늘 남아서 또 버림. 아까움

해결방법 : 나에게 필요한 건 스피드!(퇴근하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저녁 메뉴, 어렵고 오래 걸리는 건 질색) 하지만 라면, 시리얼, 냉동식품 같은 패스트푸드 말고, 건강한 패스트푸드로 먹고 싶다. 그래서 내가 기획한 해결방법은 ‘일주일치 식단 짜기’


버릴 것 없는 저녁식사를

만들어 먹으며 깨달은 3가지



01

Less is more


뭐든 적은 것이 좋다. 이건 디자인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비용, 먹는 것, 남는 것, 버리는 것까지! 일주일치 식단을 짜 보고 장을 보는 것이 좋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장점 : 필요한 것만 사게 된다. 많이 먹을 일이 없다, 적게 사면 적게 먹고, 적게 먹으면 몸에도 좋고, 비용도 적게 들어서 좋다.

사적인 가계부 열람


02

1인분 요리의 달인

똑같은 메뉴를 연속으로 먹는 것은 질린다. 내가 만든 게 엄청 맛있으면 연속으로 먹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니까.ㅋㅋ 친구들과 외식이라도 하면 남아있는 요리는 72시간 이상 방치될 확률도 높아진다. 그렇다 보니 이제는 딱 그날 먹을 것만 해 먹는 1인분 요리의 달인이 되었다.


혼자 먹을 양의 요리를 해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재료의 양이 생각한 것 보다 적게 들어간다는 사실! 김치찌개를 예로 들면 이렇다. 내가 만든 김치찌개는 항상 남아서 먹고 또 먹어도 음식물쓰레기로 남았는데, 레토르트 김치찌개는 거의 남기지 않고 먹었다. 그 이유는 맛의 차이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재료의 양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었다.



직접 만들다 보면 김치도 이만큼, 파 송송, 두부도 한 모 샀으니까 절반 이상은 넣어야지! 하고 다 때려 붓게 된다. 그렇다 보니 그 다음 계획 없이 산 재료들은 항상 방치되어 음식물 쓰레기가 되었다. (아, 이걸로 뭘 해먹지...) 레토르트 음식은 열어보면 ‘에게..?’할 정도로 뭐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먹는 양은 딱 그 정도다. 풍성하면 당연히 좋긴 좋지만 그만큼 더 많이 먹게 된다.



일주일치 식단을 짜 보면 그 재료로 할 수 있는 다른 요리를 미리 생각할 수도 있고, 양이 얼만큼 들어가는지 가늠하는 훈련이 된다.


장을 봐와서 손질할 때 이런 과정을 거쳐 일주일을 준비한다. 최고 난이도는 채소다. 아삭아삭하게 보관하기 위해 약간의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털고 하루 먹을 만큼만 덩어리로 잘라 지퍼백에 담아둔다. 미리 잘게 잘라놓으면 잎끝의 색깔이 변하고 싱싱함이 떨어져 맛이 없기 때문이다. 토마토는 주중에 먹을 만큼만 꺼내놓고, 나머지는 냉동실로 들어간다. 얼린 토마토와 우유를 갈아먹으면 맛있다. 베이컨도 먹고 남은 부분은 미리 잘라서 냉동해놓으면, 샌드위치나 샐러드 위에 토핑으로 먹으면 맛있다.

   



03

식재료 보관 : 냉동실의 힘

냉동실을 잘 활용하면 재료를 오랫동안, 신선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 뭐든 얼려도 맛있는 것은 얼리는 것이 팁! ㅋㅋ 좋아하는 식재료가 냉동실에 있으면 든든하다. 나는 주로 베이컨, 새우, 떡볶이 떡, 토마토, 바나나, 고춧가루, 다진 마늘을 얼려놓는다. 베이컨은 언제 먹어도 항상 맛있고, 새우는 파스타에 3-4마리씩 넣어먹으면 맛있다. 얼린 과일은 우유를 넣어 쉐이크를 만들어먹고,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은 양이 많으니 소분해서 냉동 보관하면 오래 먹을 수 있다.


 

비용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실험해봤는데, 줄이는 데 효과 있음도 물론이고 음식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퇴근하고 나면 ‘아, 오늘은 뭐 먹지, 힘들었으니까 맛있는 거 먹어야겠어!’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식단을 대략적으로 짜 놓으니 ‘오늘은 이거 해 먹어야 돼’하고 생각이 단순해졌다. 전자가 매일매일 식욕과 소비욕을 상승시킨 생각이었다면, 후자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의 뉘앙스가 들어있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음식에 대한 욕망(?)이 다스려졌다. 덜 먹고, 덜 소비하고, 덜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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