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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카 Apr 12. 2021

살이 쪄서 고민입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을까?

1년 사이에 살이 꾸준히 쪘다.

뭐든 꾸준히 하면 된다더니, 내 몸의 세포들이 꾸준히 살을 찌웠다. 살이 안 빠져서 고민은 항상 빠지지 않는 주제다. 그냥 살이 쫙 빠졌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동시에 이제는 갑자기 살이 빠지는 것도 걱정해야 한다는 걸 아는 나이가 되었다.


왜 살이 찌는지, 그 이유는 아주 잘 알고 있다. 운동을 안 하고 음식을 많이 먹어서다.  쓰는 에너지보다 몸에 남아있는 에너지가 더 많으니 살이 찌는 건 당연한 원리다.


책 <마음사전>에서는 ‘심심하다’는 단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입이 심심할 때에 먹을거리를 찾듯이,
마음이 심심할 때에 사람들은 무언가를 찾는다.



그동안 마음보다 입이 심심했나 보다.

입이 심심하지 않고, 마음이 심심하게 만들면 살이 찌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단어를 바꾸는 것이다.

살이 찌면 기분이 안 좋아진다. 옷이 안 맞고 끼여서 불편하고, 중력의 영향을 조금 더 많이 받게 되서인지 관절이 아프다. 그래서 살을 빼기 위한 방법이라고 쓰지 않고, 기분이 좋아지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쳐 썼다.


살을 빼기 위한 방법

→ 기분이 좋아지게 하기 위한 방법


이렇게 쓰고 나니 왠지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럼 이제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 방법 3가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본다.


1. 아침 먹기 : ~ 안 먹기로 정하는 목표는 왠지 기분이 나쁘다. 기왕이면 부정어보단 긍정어로.

2. 기분이 좋아지는 운동습관 만들기 : 기분이 나빠지는 운동은 싫다! 매일 하고 싶은 활동을 찾기.

3. 날씬한 사람들의 비법 관찰하기



6개월간 아침을 먹었다.

하루 중 가장 긴 공복 상태(=수면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먼저 먹는 음식이 내 몸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 같았다. 가장 건강하고 좋은 것을 먹기로 결심했다. 세포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탄수화물 안 먹기, 간식 안 먹기, 술 안마시기 같은 부정어는 긍정어로 바꾸었다. 왠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지는 법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단백질 음식을 먹기, 간식은 하루에 딱 하나만 신중하게 골라서 먹기, 이런 식으로 바꿔보았다.



2개월간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기는 내가 해본 운동 중 의외로 나와 잘 맞았고 꽤나 재밌는 운동이다. 나이키 앱을 깔고 이어폰을 끼고 코치님의 음성을 들으며 뛴다. 처음 러닝 가이드를 켜면 빨리 뛰지 말라는 것부터 배운다. "오늘 달리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느낌이 중요해요. 러닝을 할 땐 기분이 좋아야 합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푹 빠졌달까. 아주 천천히 달리면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코스로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뛰면 오래 뛸 수 있다. 잔잔했던 심장이 팔딱팔딱 뛰면서 내 몸이 뭔가 특별한 호르몬을 만들어낸다. 분명 숨이 차고 몸은 힘든데 놀고 있던 세포들이 일을 하는 느낌이 아주 중독적이다. 내일도 뛰어야지, 기분이 안 좋으니까 좀 뛰고 올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날씬한 사람들의 공통점 :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평생 늘 비슷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관찰해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것으로 풀지 않는 것! 그들은 살을 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체질인 것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푸냐고 물어봤을 때 이렇게 말했다.

"샤워를 오래 해요. 저는 불멍을 해요. 물건을 던져요(?) 대신 깨지지 않는 걸로, 종이 같은 거요. 그럼 풀려요. 욕을 시원하게 해요." 등등 다양했다. 그 외에 대답으로 들은 건 아니지만 관찰한 바로는 몹시 움직인다. 쉴 틈 없이 부지런하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가장 먼저 먹는 것을 찾았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떡볶이! 맥주! 초콜릿!)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을까?

다시 심심하다의 단어를 설명하는 <마음사전>의 뒷부분을 읽었다.



음악을 듣든 산책을 나가든 친구를 만나든,
그것이 어떤 것이든 무언가를 한다.
 
무언가를 하게 하는 힘 때문에
‘심심하다’라는 말은 이미
어떤 것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심심한 마음이 부르는 손짓을 보고
이리로 온 것들 중에는
‘창작 혹은 발명’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다.



살을 빼고자 하는 마음을 다른 방향으로 바꿔보기로 했다. 천천히 찌운 살을 천천히 빼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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