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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Oct 16. 2024

성수의 또 다른 이름, 반면도시

경험 간직 보단 경험 공유만이 우선인 팝업들을 향하여

성수의 팝업 농도는 여전히 짙어져만 가고 있는 것 같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갈 때마다 '이런 곳에서 까지 팝업을 연다고?'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동시에 허술함 가득한 팝업을 보고서 '이 브랜드는 팝업을 왜 열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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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준다. 본인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공짜로 제품을 주기도 한다. 근데, 기업은 자선사업가인가? 그렇지 않다. 줬으면 당연히 받아 내는 것도 있어야 한다. 기브 앤 테이크가 나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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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받아내는 것이 대표적으로 팔로우가 있다. 그런데 이들은 팔로우를 위해서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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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소비자를 획득하는 퍼널은 크게 노출, 인지, 유입, 구매 순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어떤 우수한 제품이라도 소비자가 알지 못하면 구매를 일으킬 수 없다는 뜻이고, 같은 이유로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일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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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는 것은 의미 없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의 팝업들은 '경험 간직' 보단 '경험 공유'에만 머무는 듯싶다.

앞서, 팝업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준다 했으며, 소비자는 실제로 이 경험을 향유하기 위해 팝업에 방문한다고 한다. 그런데 경험도 경험 나름이다. 남들도 줄 수 있는 경험은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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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페이지에 글을 쓸 땐 다른 상품으로 대체할 수 없는 내용으로 구성하라 한다. 왜일까? 비교군이 너무 많으면 인지도에 있어서 희석되기 마련이고, 결국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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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팝업의 현장에서 음료 브랜드는 마셔보기만을 권하고, 화장품 브랜드는 발라보기만을 권한다. 어쩌면 제품 특성상 당연한 행동 유도일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콘텐츠를 그것만으로 채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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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차별성을 갖춘 제품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알리고자 하는 제품 또는 브랜드에 얼마나 몰입했며 구체적으로 공간 콘텐츠를 마련했냐가 중요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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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행동 유도로 본인들의 제품을 차별성 있게 들어낸 팝업으로는 파이롯트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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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노출에만 목적을 두고 팝업을 열었다는 것은 간혹 스태프만 봐도 알 수 있다. 제품에 대해 물어봐도 명쾌한 답을 못해주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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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점들을 통해 나는 성수의 또 다른 이름은 반면도시라 생각한다. 물론 잘하는 곳 또한 많긴 하지만 냉정하게 그렇지 못한 팝업도 정말 많은 것 같다. 이런 것들을 반면대상으로 삼아 더욱 건강한 팝업 문화가 이어져 갔으면 한다. 단순히 사진 찍고, 팔로우 늘리는 목적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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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롯트 팝업 후기: https://brunch.co.kr/@leejaemin9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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