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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러너 Nov 12. 2024

파란불을 켜다


출발선에 선다.
신호등이 깜빡일 때,
.
.

작은 불의 씨앗들이
하나의 빛으로 타오른다.
.
.

그 빛은 혼자가 아니기에
밤하늘을 가르며
누군가의 밤길을 지킨다.
.
.

달리기,
마라톤은 어쩌면,
거대한 힘의 발산이 아닌,
.
.

수많은 의지와 땀방울들이
하나로 엮여 만들어진 결실.
.
.

트랙 위,
한 걸음마다
땀방울이 스며들고
.
.

그 땀방울들이 모여
우리의 길을 만든다.
.
.

완주란,
커다란 개인의 힘이 아닌
.
.

작은 열정들이 켜켜이 쌓여
하나의 빛이 되는 순간.
.
.

오늘도 한 땀 한 땀,
뜨개질하듯 이마에 땀을 새기며
길을 지어내는 당신
.
.

그 길 끝엔,
모든 땀이 만들어낸 빛이 기다린다.



P.S. 출근길, 건널목 너머 신호등 불빛을 바라보니, 파랑 빨강이라 부르는 빛이 하나가 아닌 수많은 불의 씨앗들로 이루어져 있더군요.

혼자만의 힘으로 완주했다고 착각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젠 조금씩 철이 들고 있습니다.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씁니다.

오늘 저녁, 겨울훈련이 다시 시작됩니다. 힘들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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