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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글쓰는 러너
Nov 16. 2024
그대가 곁에 달려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토요일 첫 러닝 훈련. 코치님이 말씀하신다.
“두 발로 동시에 뛰는 사람은 없어요.
달리기 할 때 언제나 한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죠.
그래서 한 발로 하는 훈련이 중요해요. 한발 안정근, 한발 스쿼트 같은. “
되내어 본다. 한 발로 서야 한다. 한 발로. 한 발로.
..
결국 홀로서기
,
달리기 자체가 그냥
홀로서기였
구나.
왼발과
오른발
,
그리고 홀로서기.
외로움이란 뭘까?
혼자 있는 것이 외로움일까?
혼자 있으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이 외로움일까?
아니면 곁에 있어도 외로워하는 것이 진짜 외로움일까.
달리기와 홀로서기, 그리고 그리움.
어쩌면
달리기란
,
만날
수 없는
왼발과 오른발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애틋한
몸짓
이 아닐까.
*
그대가 곁에 달려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왼발에는
왼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른발에는
그 오른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달리기 안에는
달리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왼발 안에 있는 이여,
왼발에 기대어 오른발을 부르는 이여.
오른발 안에 있는 이여,
오른발 안에서 왼발에 손 내미는 이여.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서로를 스치며 회전하는 삶이여.
그대가 곁에 달려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생명 있는 것은 다 사랑을 원한다.
사랑의 방향과 해석이 서로 다를 때 틈이 생긴다.
무심히 서로를 스쳐 지나가는 왼발 오른발처럼.
.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말은
너무 사랑한 나머지, 함께하는 이 순간조차 더 오래,
더 깊이 그의 곁에 머물고 싶어 그립다는 고백일까.
아니면,
곁에 있어도 이미 마음이 멀어진 지금,
나를 온전히 감싸주던 그의 옛 모습이 그립다는 쓸쓸한 독백일까.
.
.
우리는 홀로 서려는 동시에 타인과의 연결을 갈망한다.
SNS를 하는 이유도 그렇다. 지금 쓰는 이 글조차도.
왼발에 기대어 오른발을 부르는 이여.
오른발 안에서 왼발에 손 내미는 이여.
왼발 오른발이 서로를 그리워하듯
홀로 서서 그리움 속에서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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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그리움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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