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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윤성 Jun 26. 2022

약세장에서 살아남기

마음이 편한 직장인의 재테크 가이드

밖에 눈보라가 칠 때

여기는 산장. 밖에 눈보라가 치고 있다. 지도상으로 조금만 가면 민가가 있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눈보라가 언제 그칠지, 얼마나 더 심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장에 남아있을 테지만 주식 시장에선 주가가 떨어지면 사람들이 은신처를 버리고 도망가기 급급하다.


이 글을 쓰는 2022년 6월엔 약세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내외적으로 사람들이 걱정하고 두려워할 만한 뉴스들로 가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소위 개미투자자라고 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막심했다고 하는데 부채를 지고 일정 수준이 미달되면 자동으로 팔아버리는 반대매매의 특성상 지갑을 지키려고 한 노력이 주가가 급락하는데 큰 일조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일시적인 현상일지, 아니면 종말의 시작일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눈보라가 그치길 바라며 내가 가진 작은 은신처에서 몸을 웅크릴 뿐이다.


약세장이 필요한 이유

매일 햄버거를 먹는 사람이 햄버거 가격이 오르길 기도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와 같이 매달 꾸준히 적립식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사람도 모든 주식의 가격이 자고 일어날 때마다 천정부지로 솟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주식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돈을 벌고 있는 셈이다. 매일매일 거래되는 주식 시장은 사실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은 트레이더와 각 기관에 존재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경합을 하며 가격을 매기는 결과이다.


즉 우리가 지금 당장 무엇인가 사고팔고 대응을 한다고 해도, 잘 짜인 코드와 시스템은 더 큰 궁지와 곤란으로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지금 사야 할 주식

약세장을 맞으면 대부분의 주식 가격이 떨어진다. 그러면 시장에는 공포가 엄습해서 사람들이 평소라면 행동하지 않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다.


1) 앞으로도 약세장이 예상된다. 전액 현금화하고 관망한다

공포에 질린 상태이다. 하지만 용감하다.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남은 돈을 챙길 수 있으니, 하지만 다시 들어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금만 더 떨어지면, 더 싸질 때를 기다리다가 어느새 내가 매도했던 가격보다 높이 올라온 주식을 보곤 시장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2) 지금보다 더 싸고 좋아 보이는 주식을 발견했다. 가진 걸 정리하고 갈아탄다.

관심 있던 주식의 가격이 비합리적인 이유로 저렴해지는 것은 투자자에게 있어서 최고의 행운이다. 소위 '억까'라고 하는 애널리스트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꿋꿋이 자신의 투자관과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매매를 해본다면 의외로 좋은 접근이겠지만 내려간 가격이 언제 오를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거다. 내가 가지고 있는 뽀삐가 사실 명품일 가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3) 잃은 손해를 복구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사용한다.

증권업계는 투자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전투 민족인 한국인의 취향에 맞게도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종목을 보면 거의 두 배, 세 배 레버리지 상품이 많다는 걸 느꼈다. 나는 주식 시장의 역사를 살펴본 결과 시장 방향성을 맞추고 이겨내는 노력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코스톨라니의 개'처럼 현재 경제 상태를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며 추종하는 주식시장의 특성상 언제 오르고 떨어질지 맞출 수 없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지금 잃은 손해를 복구하기 위해 평상 시라면 쳐다보지도 않을 상품을 매매하다 보면 소중하게 모은 돈을 잃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지금 사야 할 주식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이다. 처음 매수했을 때의 마음처럼 쭉 가져갈 주식이라면 지금이야말로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찬스가 될 것이다. 단, 조건이 있다. 몇 년 내에 현금화해야 할 돈이라면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은 방법이다.


원금도 잃지 않고 연 이자를 주는 훌륭한 "적금"이라는 상품이 있는데,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서 내가 드리는 꿀 정보이다. 집을 사야 할 돈이면 그 돈으로 집을 사자, 아이 학원에 보내야 할 돈이면 아이를 학원에 보내자. 부모님과 여행 가려고 모아둔 돈이면 부모님과 여행을 가자. 결혼 비용이라면 그 돈으로 결혼을 하자.


열심히 땀 흘려 일해 모아둔 돈이 모두 주식에 들어가야 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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