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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윤성 Jun 14. 2022

코어 근육을 기르자

그래 그렇게 온전히 나를 느끼며

체력의 중요성

운동의 유익함이야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운동을 좋아하고 꾸준히 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꾸준히 뭔가를 한다는 것은 염두에 그것을 항상 두고 있다는 뜻이다. 뇌리에 특정 행동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해낸다.


누구에게나 힘들고 버거운 순간들이 찾아온다. 삶은 언제나 경고도 없이 다양한 얼굴로 나에게 찾아와 여러 상황들을 부여한다. 그렇다고 이대로 무너지느냐. 그렇지 않다. 그리스인 조르바가 말했던 것처럼, 육신을 가득 채워 우리의 영혼을 가다듬어 본다.


최근엔 진급을 하면서 여러 가지 역할들이 찾아왔다. 인생이 어떻게 보면 하나의 역할극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맡겨진 배역을 하루하루 충실히 수행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힘들어도 기꺼이 감내할만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또 상황에 몰입하고 성취하는 것은 고통이자 기쁨이다.


코어 근육의 발달 

퇴근을 하고 침대에 쓰러져 유튜브 쇼츠를 돌려본다. 머릿속엔 스위치가 있어 일과 휴식 모드를 바꿔가며 각기 다른 버전의 내가 밖으로 나온다. 너무나 일을 잘하지만 쉴 때는 한껏 늘어져 나무늘보처럼 게으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해야 할 일들을 계속 떠올리며 차일피일 미루는 모습도 있다.


나는 학생 때부터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습관이 있다. 공무원 준비를 하며 피시방을 전전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부지런하게 계획대로 살아야 지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객관적인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것은 꽤나 힘들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나를 마주 보고자 한다.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근육은 말 그대로 코어 근육이다. 태권도나 복싱같은 무술은 경험해봤지만 정작 이 근육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해본 적은 없다. 우선 거울을 보기로 한다.


딴딴한 코어를 가지면

튀어나온 목과 등,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그림처럼 늘어진 허리와 골반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바로 의자와 컴퓨터에 적합한 몸매라는 사실이다. 공장에서 양산되는 의자라는 제품은 사람들을 철저히 규격화하고 재단하기 시작했다.


톱니바퀴의 부품이 필요한 기업과 사회에선 이런 사람들이 필요할 테지만 조금 더 자연스럽고 생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이런 몸매와 규격들은 좋다고 볼 수만은 없다. 나는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처럼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시나브로.


거울 속의 내 모습은 흔하디 흔한 판교 직장인처럼 어느새 굽어지고 어느새 무뎌져 있다. 그럼에도 애써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지금 가진 몸은 치열했던 매일의 삶이 축적된 결과이며, 이런 결과 속에서 뿌리내린 모습이었음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코어 근육은 모든 것들의 반대이다. 그리고 저항하는 힘이다. 편하고 안락한 것의 반대로 작용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비로소 어른이 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간다. 중력에 거스르는 힘을 갖는 것은 마치 먹기 싫은 쓴 약이나, 나를 정말 잘 아는 사람이 건네는 쓰디쓴 충고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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