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보로 Jun 28. 2022

다 ‘두고’ 와!

아산 청년마을 'DOGO 온천'

아산의 청년들이 뭉쳐 도고면에 청년마을 ‘DOGO 온천’을 만든다. 2022년 행안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선정된 곳이다. 지난 6월 13일 아산 지역 내 청년을 대상으로 한달살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청년마을의 출범을 알렸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새로운 온천을 개발하는 건 아니다. 여기서 ‘DOGO’는 ‘두고’라고 읽어야 하며 ‘온천’은 따뜻한 사람과 함께 머물고 싶은 마음을 상징하는 단어로 쓰인다. ‘DOGO 온천’을 주관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이사장이자 청년마을 ‘DOGO 온천’ 최낙원 대표는 DOGO는 DO와 GO를 합친 말로 ‘실행하고 도전하는 도고의 청년’이라는 중의적 의미가 담겼다고 말한다.


전국에 온천 휴양지가 지금처럼 많아지기 이전에 온천하면 도고온천이었다. 오늘날 워터파크나 스파 휴양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온천을 즐기기 위해 전국에서 매일 관광버스가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도고온천은 신혼여행지로도 각광받았다. 물론 지금도 도고온천의 유명세는 남아있지만 과거처럼 지역 주민의 삶과 온천산업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온천 방문객은 스파 휴양지 안에서 온천부터 숙식, 쇼핑까지 모든 걸 원스톱으로 해결하고 떠난다. 그렇다 보니 지역은 자연스레 활력을 잃었고 지방소멸 위기를 맞았다.



아산에 남아 F&B 사업을 벌이던 최낙원 대표는 아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지역 청년기업을 엮는 작업을 했다. 최대표는 지역에서 사업하면서 힘든 일이나 고민을 털어놓을 대상이 없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나서기로 했고, 2019년부터 아산 청년기업 네트워킹을 시작했다. 디자인 업체, 이벤트/행사 기획 업체, 케이터링 업체 등의 청년 대표들이 속속히 모여들었고 급기야 협동조합 체제로 꾸려졌다. 16개의 회사들이 함께 모여 지역 활동을 벌이면서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친 것이다. 그러다 행안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알게 됐고 이것이야말로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란 생각으로 1년을 준비해 첫 도전에 성공했다. 이렇듯 ‘DOGO 온천’의 특징은 지역 청년기업이 함께 만들어낸 점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공동체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보다 상생이 중요합니다.” 최낙원 대표의 한 마디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DOGO 온천이 주로 활동하는 거점은 온천 휴양지가 많은 기곡리에서 조금 떨어진 신언리에 있다. 신언리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3층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한적한 곳으로 자전거로 온천 휴양지까지 15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워케이션과 힐링 장소로 이만한 곳도 없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이곳에서 한달살이는 하는 청년들은 휴식과 더불어 지역에서 로컬브랜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함께 궁리해 나간다고 한다. 1기는 아산 지역의 청년이 2기는 아산을 제외한 타지역 청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꾸려 이들이 아산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행안부 청년마을 'DOGO 온천' 최낙원 대표


이처럼 사업 1년 차에는 한달살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지역 청년의 네트워킹에 주안점을 두고 2년차에는 로컬 브랜드 개발하고 3년차에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아가는 큰 그림으로 사업을 전개한다고 한다. 현재 이들 청년이 함께 모여 일할 공유사무실(코워킹 스페이스)이 마련됐다고 한다. 지역으로 이주한 젊은 부부로부터 좋은 조건으로 3년 임대를 받아 청년들이 직접 공간을 꾸몄다고 한다.


'DOGO 온천' 청년들이 직접 꾸민 코워킹스페이스 


로컬 브랜드 시제품으로 준비중인 아이템은 ‘도고온천 패키지’라고 한다. 입욕제를 비롯한 타월 등을 직접 제작해 앞으로 시행될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으로도 쓰일 수 있게끔 개발하겠다고 한다. 올해 청년마을 12곳 중 가장 먼저 한달살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만큼 7월 초에 경과보고회를 가진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선정된 청년마을은 물론 올해 선정된 다른 청년마을팀도 ‘DOGO 온천’팀들이 과연 어떤 경험과 생각을 나눴는지 주목하고 있다.


비교적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DOGO 온천‘마을은 워케이션 장소로 어느 곳보다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DOGO 온천’이 삶의 무게에 지친 청년들이 그들의 짐을 ’두고‘서 찾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술 한 잔 사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