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리알 Sep 26. 2023

엄마의 정기검진

마음을 졸이며,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엄마는 작년에 2개의 암진단을 받았고, 현재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있다. 검진 주기는 암에 따라 다르다. 암A의 경우 3개월, 6개월, 그 이후로는 더 텀이 길어졌고, 암B의 경우는 3개월마다 검진을 받고 있다. 


요양병원에 들어가 볼 생각도 했어.


유난히도 몸이 아프고,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검진 당시, 영상의학과 진료를 보고 난 뒤, 그리고 조기로 발급받은 검사결과지를 뗀 후 엄마가 했던 말이다. 겉으로는 흘리는 말로 '무슨 그런생각을 해' 라고 말했지만, 얼마나 두렵고 무섭고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 이런 엄마를 보면 내가 더 지켜줘야겠다. 엄마의 아픔과 두려움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엄마가 그렇게 말할만도 한게, 영상의학과 진료 당시, 잠시 대기해서 다시 촬영을 해야할 수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혹시나 이상이 있을지, 그때부터 엄마의 두려움은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며칠동안 안색도 좋지 않고, 입맛도 없어졌던 엄마..


다행스럽게, 요즘은 의무기록지, 영상CD 등을 진료전에 미리 조회하고 발급받을 수 있어, 진료 전 3-4일 정도차에 발급을 받아 해석하고, 엄마를 안심시켰다. 나는 의학의 1도 모르지만, 암카페를 뒤져가면서, 엄마와 비슷한 병에 걸린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그리고 파파고의 도움으로 80퍼센트는 해석할 수 있었다.


미리 뗀 의무기록, 그리고 나의 서툰 해석, 그리고 안심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엄마는 안색이 조금 좋아진다. 그러면 나는 다시 안심하고 삶에 대해, 엄마에 대해,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의무기록지 발급과 엄마에게 건내는 따뜻한 몇마디, 그리고 종종 같이 보내는 시간들인데, 나 또한 사람이다 보니, 내 고민과 시간이 없어지면 따뜻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날이 서게 되고 또 때로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럴수록 가장 소중한 것을 잊지 말고, 또 그렇다고 한가지에 매몰되지는 말자. 


앞으로 또 3개월이 남았다. 올해도 3개월이, 엄마의 검진도 3개월이 남았는데, 후회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암환자 보호자의 멘탈관리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