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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리영 Mar 21. 2024

당신이 던진 돌 모아보았어요.

내 마음을 지키는 방법


 참고 참으면 언젠가는 알아줄 거라 믿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그냥 참는 사람, 참아야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묵묵히 버틴 시간의 결과가 만만한 사람이 되어있다는 게 억울했다. 하루가 버겁고 힘들어도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혼자서 눈물이 핑 돌았지만  늘 웃상이 나의 장점이나 단점이라서 그럭저럭 살만한 사람으로 보였다.


 속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함부로 말했고 무례하게 행동했다. 이해하기 힘든 상대의 행동과 말에도 나는 당황함과 불쾌함을 티 내지 못하고 늘 삭혀내야 했다.  삭혀내는 마음은 참아낼 뿐 상대를 온전히 사랑하고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대의 무례함은 나를 대하는 기본 예의에서 생긴 문제였다. 불편함을 티 내지 않고 나만 참으면 되는 일 그게 서로의 관계를 안정감 있게 만들어간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흔들렸고 안정감이 없었다. 가식적인 관계 유지만 되었을 뿐이었다. 내가 유지할 수 있는 안정감을 위해서 스스로 공 위에 올려진 판자에 서 있는다는 것을 체득하지 못했다.  한쪽으로 기울어져 넘어지려고 할 때마다 다른 한쪽으로 급하게 뛰어가고 있었다.

당황스럽고 불안하며 위태했지만 보이는 표정은 늘 안일한척하느라 애쓰며 살았다. 불편한 판자와  흔들리는 공을 치워버리고 온전히 서 있는 내 모습이 필요했다.


  나는 나의 감정을 표현해 보기로 했다. 말로 표현하자니 억울함과 분함이 쌓여서  눈물부터 나오려고 했다. 속상함이 눈물로 분출되기 시작한 순간 정확한 전달은 사라지고 내 감정이 어린아이의 투정처럼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잠깐!. 기다려봐라고 내 마음을 다독이면서 나는 하고 싶은 말을 적어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연습해 보았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진심의 말들 받고 싶었던 위로의 말과 듣고 싶었던 다독임들을 마음에 적어보며 짚어가며 읽어보았다.  그런데 상대가 들어주지 않으면 어쩌지? 사과하지 않으면 내 마음은 더 힘들 텐데라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일단 걱정 대신 계속 적어보고 연습하고 풀어보면서 마음도 함께 조금씩 풀려감을 느꼈다.  나에 대한 나의 위로였다. 듣고 싶었던 말들을 적어가며 이렇게 말해야 하는 건데라는 방법을 배워갔다. 내 마음이 이제는 작지만 판판한 돌 위에 서 있는 듯했다. 신이 나서 판판한 안정감 있는 돌들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엔 나에게 날아온 돌들이 나를 아프게 하는 던져진 돌이라고 생각했다.  아야! 아파서 아픈 곳을 어루만지다 억울함에 무슨 돌이었어! 하고 찾아보며 그 돌을 다듬기 시작했다.   뾰족하지 않게 말이다.


 그리고 모아서  하나하나 쌓아보니 제법 단단하게 쌓아졌다.  아픔은 내가 받았지만 결국 단단해진 것은 나였다.   여전히 내가 하는 방법으로 묵묵히 쌓아가며 둘레를  넓고 높게 만들어 가보게 되었다.  여러 돌이 날아와도 그 돌들이  쌓아진 돌들에게 튕겨 나가기도 했다.


 처음 시작이 참아내는 나로서의 상처였기에 나는 돌이 날아올 때 눈을 찔끔 감고 피하거나 맞지 않는다. 이제는 손으로 날아온 돌을 잡아채며 던진 사람을 쳐다본다.  


진심을 담아 상대의 눈을 하나! 둘! 셋! 바라본다.


' 너로 인해 나 지금 불편하다 '


 그리고 그 돌을 움켜쥐고 생각한다.  맞서서 똑같이 돌을 던지지 않고 쌓아보고 모아보길 잘했다. 어쩌면 답답한 방법이었지만 내 마음을 지켜주려고 둘러싼  단단한 장벽이 되었구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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