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전에 오기 잘했다.

더 늦었다면 더 힘들었겠지.

by 초이

이번 뉴욕여행은 전적으로 지난 뉴욕 여행 때 못 해본 것을 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그 첫번째가 유엔투어이다.

뉴욕 가기 일주일 전, 핸드폰으로 유엔 투어신청을 하는데 그 마저도 한 자리 밖에 남지 않아서 구사일생으로 갈 수 있었다.


시간은 9시 반.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 여유있게 주위를 배회하고 들어갔다.

교과서와 책과 미디어에서만 무수히 접하던 곳이 실체화되는 순간이였다.


투어는 정각에 로비에서 시작하고 그룹 가이드로 진행되었다. 유엔 본부의 실내의 다양한 공간을 방문하면서 유엔의 역사라던지 정보를 배울 수 있었다.



뉴스에서만 보던 유엔 대회의장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나의 뉴욕 여행으로 시작한 투어가 유엔 대회의장에 이르니 나의 세계가 커진 느낌이였다. 각 나라들이 평화를 위해 이 곳에서 다들 모여서 회의를 했고, 앞으로도 한다는 생각을 직접 눈으로 보고 의자를 만지작 거리니 나만의 이익을 생각하던 개인에서 지구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으로 뻗어나갔다. 실제 회의실에서는 환경문제관련 회의가 한창이였는데 나도 구성원이니 환경 보호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겠다는 다소 엉뚱한 유엔 투어의 결말이였다.

유엔투어를 마치고 밖에 나온 곳이 뉴욕이란게 새삼 어색했다.


바로 모마를 가려했으나 오늘도 closed로 구글지도에 표시되었다. (뉴욕에 있는 동안 내내 renovation중이였다.) 일단 계획이 다소 틀어졌기에 남쪽에 가본적이 없어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뉴욕이 좋은 점은 길거리를 걷기만 해도 멋진 도시경관으로 흥분된다는 것이다.

아마 이 사진을 예전에 찍었다면 뉴욕 레스토랑에 일하는 웨이터가 아닌 그저 사진의 장치로서 멋지군 하고 찍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뉴욕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서버로 일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올 수 있었다.


한국과는 달리 식당에서는 팁을 주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외식을 할 때에는 큰 마음을 먹고 하는 편이었고 팁 문화가 이해가 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직접 일해보니 서버는 힘든 육체 및 정신 노동의 산물이고 팁은 고된 육체를 토닥여주는 영양제였다.


그래서 사진 속 저분의 노동이 피부로 다가왔다.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친 엘사베이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들어갔다.

잊지못할 연어베이글을 다시 맛보는 것도 목표 중 하나였다. 다만 이번에는 잘난 척 하느라 레시피 제조에 실패했다. Everything bagle으로 주문한게 화근이였다. 아 나 이게 뭔지 알지~ 참깨에 치즈 맛있는 베이글이지~ 속으로 아 나도 이제 서양문화 잘아네 생각하면서 주문했는데 위에 소금을 뿌린 것인지 짜서 반만 먹고 나왔다. 아니면 직원이 추천해 준 아보카드 갈릭 크림치즈가 짠 거 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베이글로 배를 채우니 더 걷고 싶어서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유니온 스퀘어 쪽을 돌아보기로 결정했다.


유니온 스퀘어로 가는 길에 미리 봐 둔 그릇가게도 방문했다.

입구부터 예쁜 가게라 기대되었다.


가게의 모든 식기가 예뻐 안 사고 지나칠 수 없었지만 이미 스타벅스 텀블러 2개나 가지고 있기에 아직도 아픈 어깨를 생각하며 룸메의 선물만 샀다.


결제하면서 직원에게 이 가게 너무 멋지다고 얘기하니 가게가 생긴지 굉장히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꾸준히 제품 개발을 하면서 발전하고 있다고 대답해주었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잠시 쉬고자 시리얼카페로 향했다.

막상 시리얼을 주문하고 나니 배가 고픈게 맞았다.

잠시 에어컨 바람을 쐬어주고 이동하기 전에 스타벅스에 들려 남은 베이글과 음료를 먹었다. 2018년의 서울의 더위가 전설적이여서 그런지 뉴욕의 여름은 그렇게 덥다고 느끼지 못했지만 더운건 더운것이였나보다. 중간에 찬 바람을 쐬어야 정신이 돌아오니 말이다.


기운을 차리고 향한 곳은 스트랜드 북스토어이다. 중고서점이지만 이 곳이 유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체 생산하는 굿즈가 예쁘기 때문이다.

한참을 서점에서 기념품을 고르다가 에코백 하나와 책 2권을 사서 빠져나왔다.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누텔라카페를 지나칠 수 없었다.

결국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이 카페에 앉아 동행을 기다리는데 잠이 쏟아졌다.

아직까지 무리하게 움직인 적이 없는데 이렇게 낮에 베터리가 꺼질 정도로 체력이 약해졌나 싶다.


첫번째 뉴욕여행에서는 아침 8시에 일어나 밤12시에 돌아오는 스케쥴이였음에도 낮에 방전 될만큼 힘들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더 늦기 전에 잘 온거 같다.


잠시 몸을 쉬어주었더니 한결 컨디션이 나아져 향한 곳은 워싱턴 스퀘어 파크다. 아쉽게도 아침에 보조베터리를 두고 나와 더 이상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 없지만 이 순간만큼은 꼭 저장하고 싶어서 동영상을 찍었다.

재즈와 그들의 재주가 워싱턴 파크을 가득 매웠다. 살아있는 생동감이 리듬으로 전해져와 여름의 뉴욕하면 이 날의 풍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