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인가 아닌가?
내가 나 스스로 삼류라며 부러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다만 내가 삼류라 칭한 이유는 스승님의 말씀 때문이다.
“예전에는 삼류작가도 글 써서 밥은 먹고 살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일류 작가만 밥 먹고 살 수 있어요. 게다가 일류 작가의 책도 안 팔리는 때가 수두룩합니다. 여러분은 작가로서 참 안된 시기에 사는 거예요. 그러니 돈은 다른 일로 벌고 글은 그냥 쓰세요.”
전업 작가 즉, 글 써서 밥 벌어 먹고살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며 살아온 내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시대가 그러한 것을. 그렇다고 그냥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 대체 돈 버는 작가, 그 일류 작가란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별것 없다. -실은 상당히 별것이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올라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 에세이를 읽어보면 “와, 정말 잘 쓴다!” 감탄이 나오는 글도 있지만, “이게 왜 베스트셀러지? 내가 뭔가 놓친 게 있나?” 갸우뚱한 것도 종종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내 자랑 같지만-자랑 맞지만- 아르코 문학지원금도 받은 나름 괜찮은 글인데, 삼류라고 베스트셀러에 도전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싶었다. 그래서 쓴다. 삼류작가의 베스트셀러 도전기를. 등단하고, 책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삼류작가의 베스트셀러 도전기가 삼류작가의 베스트셀러 성공담이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