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단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굉장히 예민한 주제이다. 그러나 인터뷰나 많은 질문에서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적응해야 하는 사업적 환경이 얼마나 다른지에 대한 궁금증일 것이다. 따라서 이 주제는 필자의 개인적 경험과 주관에 근거한, 인상에 가까운 글임을 밝힌다.
직장인은 월급을 받는다.
사업가는 월급을 받지 않는다.
이 근본적인 차이가 업무를 대하는 차이와 특징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월급은 미션 완료의 산물이 아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기간 내 작업을 끝내지 못했다고 하여, 월급이 미뤄지는 것은 아니다. 영업사원이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하여, 정해진 월급이 더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다. 월급은 철저히 시간 사용의 결과물이다. 내 시간과 돈을 일정하게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빠르게 가길 원한다.
반면 사업가는 미션 달성의 결과로 돈을 번다. 프리랜서 개발자는 작업을 끝내지 못하면, 계약 위반으로 온전한 계약금을 받지 못한다. 매출이 없는 사업가는 돈 나올 구석이 없다.
즉 사업가는 시간이 느리게 가길 원하며, 매 순간 나의 결과물이 돈을 지불하는 상대방의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하다. 고객이 만족해야 다시 매출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가에게는 고객이 곧 상사이다.
지난 강연에서 청자가 필자에게 물었다.
사업을 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합니까?
사업도 아닌 프리랜서 3년 차인 나에겐 과분한 질문이었다. 그럼에도 필자는 조심스럽게 이 '시간'을 다루는 차이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고 치자. 보통의 직장인은 그 일에 대해 공부한다. 왜냐하면 실수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공률을 높여야 스스로의 평판이 올라간다.
그러나 사업가는 그렇게 공부할 시간이 없다. 최대한 빠르게 파악하고, 신속히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경쟁자들이 치고 나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공부하는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내가 돈을 버는 시간도 같이 사라지는 것이다.
사업가에게 하루는 서둘러서 써야 하는 투자금이고, 직장인에게 하루는 돈과 교환하는 권리이다.
다만 조심해야 할 부분은 사업가가 직장인에 비해, 더 치열하고 우월하다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게임의 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업가는 평판보다 실적이 우선한다. 그러나 직장에서는 평판이 실력보다 우선할 때가 많다. 그리고 직장에서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상황이 많은데, 사업은 철저히 결과 중심이다.
이렇듯 돈을 버는 결과는 같지만, 그 게임이 다르기 때문에 우열관계가 아니다. 회사에 오래 다녔던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것은 그 게임 자체에 익숙하지 않고, 기존의 게임의 법칙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다른 게임의 법칙은 배움의 단계이다. 사업가는 새로운 일을 먼저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배운다. 대충 배를 일단 만들고 출항부터 하는 것이다. 그리고 물이 새는 부분은 땜질하면서 간다. 직장인은 꼼꼼하게 배를 만들고, 이상이 없는지 수차례 확인하고 출항한다.
처음 사업하는 직장인은 배우는 시간을 오래 갖는다. 선배 사업가들이 일단 시작부터 하라고 조언하지만 사실 잘 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주먹구구식으로 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사업을 하다가 직장에 들어간 사람은 실수가 많다. 그리고 그 꼼꼼한 속도와 처리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다.
직장인은 0초부터 시작하는 시계를 갖고 있다.
사업가는 0초로 거꾸로 가는 시계를 가지고 있다.
그 서로 다른 시간의 방향이 근본적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