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간된 저의 저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쓴 글입니다. 책을 통해 더 큰 감동과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얼마전 서울의 이름난 대학의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는 한 학생과 잠깐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심리학에 데이터 분석을 접목하는 분야에 대해 전문적이고도 명료하게 설명하는 야무진 학생이었다. 앞으로 계속 더 공부를 해 나가려는 계획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아니란다. 사회에 나가 공부한 것을 써먹고 싶고 스스로 밥벌이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어떤 쪽으로 취업을 생각하느냐 했더니 잘 모르겠다고 했다. 교수님은 뭐라고 조언하시냐고 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교수님이 취업은 개인기래요”
이 학생만이 아니다. 엊그제는 나라에서 준비한 취업 특화 IT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의를 하시는 강사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서울의 4년제 대학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학생들 중 취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라고 했다. 이 강사님의 아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한 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곧장 취업하여 현재 IT 정보통신 대졸자 평균 초임을 받고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컴퓨터 공학을 전공으로 4년을 공부한 학생은 취업을 하지 못한다니 이유가 정말 궁금하여 물어보았더니 아래와 같은 대답을 들었다.
“지금 클라우드와 AI 로 기업에서 원하는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그런 최신 정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수님도 없고 또 대학의 커리큘럼 변화도 너무 늦어요.”
수십년 공부하고 그 오랜 공부로 도대체 뭘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본 적이 없는 사람을 받아주는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기업도 홀로 주어진 공부를 열심히 하여 시험 문제를 잘 맞추는 사람을 다시 재교육하여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거의 없다. 이제는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지 않은 개인에게 대학 졸업장이나 훌륭한 학벌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문제는 과도한 대학 입시 경쟁 때문에 정말 중요한‘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능력’에 필요한 시간을 학생들에게 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대학에 와서는 그러한 능력이 길러지겠거니 하고 온갖 노력을 들여 대학을 가지만, 막상 앞에서의 사례와 같이 자신이 하고 있는 공부가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쓰여질지 질문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사람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동안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고 따라가는 수동적인 공부 방법만을 익히 학생들이 대학에 왔다고 해서 갑자기 달라지기도 힘든게 현실이다. 하라는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정작 그 공부를 써먹는데 필요한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그 오랜 세월과 시간이 무의미해 진다니 정말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런 현실에 미약하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에 15년간 근무하며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어떻게 찾아나갔는지 추적해 보기로 했다. 정답이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한두명의 성공 사례를 일반화하여 적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최대한 다양한 사례를 찾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수년간의 자료를 바탕으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를 출간하게 되었다. 오늘은 그 중 미국 LA 에서 NHN 북미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성욱님의 커뮤니티 공부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 지방에 있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부산의 컴퓨터 도매상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 하지만, 현재 그는 한국을 넘어 미국에서 당당하게 전문가로, 커뮤니티 리더로 살아가고 있다. 그의 사례를 통해 정말 살아가는데 힘이 되는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기 바란다. 지면 관계상 구체적인 이야기는 생략하고 공부 방법만 간추려 본다.
① 나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습관을 들여라
“머리로 아는 것과 글로 표현하는 것, 그리고 말로 설명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큽니다. 스터디에서 발표할 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것은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알았더라도, 지금 다시 설명할 수 없다면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스터디를 하면서 저의 부족한 점을 찾을 수 있어서 무척 즐겁고 행복합니다."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북토크에 패널로 참석한 강성욱 DBA (왼쪽에서 두번째)
그는 끊임없이 함께 공부할 사람을 모아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그리고 스터디 그룹을 통해 자신이 어렴풋이 알고 있는 지식을 확실한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정말 내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다. 스터디든, 커뮤니티든 나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습관을 들이자.
②커뮤니티 공부로 리더십을 연마하라
사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하려면 열정과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우선 나와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모아야 하고, 그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이외에도 스터디의 주제를 선정하거나 스터디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등, 실제 공부 이외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강성욱 씨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커뮤니티를 운영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이끄는 리더십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사회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고학력자,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필요한 일을 스스로 찾아내고 필요한 공부를 하는 사람, 한 발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목표를 이루어 내는 사람이다. 시간 낭비라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공부를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해 보자.
③공부한 것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라, 그게 내 이력이 된다
최고의 데이터베이스 전문가가 되기 위해 그가 온라인에 남긴 수없이 많은 족적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떠올려 보라. 25살의 강성욱 씨가 Mr. DBA가 되겠노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지금의 그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가 하나둘 올린 블로그 포스팅이 10년이 되었을 때, 한글을 모르는 미국의 면접관에게도 통하는 무기가 되었다. 2시간밖에 자지 않으면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질문에 답변하려고 애썼던 그의 노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MVP라는 결실로 이어졌고, 미국이라는 더 큰 세계로 가는 문을 열어주었다. 지금도 드넓은 미국 땅에서 커뮤니티 리더십으로 실력을 쌓고 있는 그에게 어떤 기회가 기다릴지 아무도 모른다. 그의 사례를 통해 알게 된 실천 팁을 하나둘 실천하다 보면, 자신에게도 어떤 기회가 올 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 최근 출간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를 통해 더 큰 감동과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