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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룸 Apr 08. 2024

타인의 비위를 맞추지 않아도 되는 삶

혼자이니까요

요 근래 혼자사는 것의 장점을 생각해봤다. 내가 가장 크게 고민을 했던 것은 바로 '외로움' 측면이었다. 

'혼자 살면 외롭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외롭다.' 고 말한 사람들 중 혼자사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기혼여성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지인이 혼자사는데, 혼자살면 외롭데. 친척 누가 혼자사는데 좀 그렇더라~'하는 카더라의 말들.


나는 그래서 정말 혼자사는게 외로울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지금의 나는 너무나 평온하다. 인간 자체의 존재에서 오는 고독감은 결혼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저들의 말을 무시하기로 했다. 혼자 살아서 좋은 점 중 한가지는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게 무엇이 좋냐면 우선 '타인의 비위를 맞추기 않아도 된다.'로 요약할 수 있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내가 쉬고싶을 때 쉬고, 내가 입고싶은 것을 입을 수 있다. 밥을 먹다가 남편이 찌개가 더 먹고 싶다는 말에 밥숟가락을 내려놓고 찌개를 끓이러 갈 일이 없다. 퇴근하고 무슨 저녁상을 차려야 할지, 아이 유치원에 입힐 옷을 고민하지도 않고, 아이가 먹을 반찬 걱정을 하지도 않는다. 

가끔 엄마집에 가면 듣는 잔소리 또한 듣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서의 결혼은 사실 상 남편과의 결혼이 아닌, 남편, 남편의 부모님, 남편의 형제 등 6명과의 결혼을 의미한다. 나는 6명의 타인을 나의 가족의 바운더리로 들여오고 싶지 않다. 

만약 정말 남편과만 결혼생활이 가능한 사람을 만난다면 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다. 


때로는 혼자 여행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지만, 친구 그리고 가족과 여행하면서 겪는 단점들을 경험하고 나니 혼자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여행 또한 장점이 많은 시간임을 알게되었다. 


그 중에서도 내게 가장 매혹적인 이유는 바로 나 혼자서 나의 미래를 게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언젠가 해외로의 이직을 꿈꾸는데 내가 만약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상태라면 나는 체념한 채, 한국에서의 삶에 머물렀을 것이다. 마음 속에는 해외에 대한 삶을 동경하면서 말이다. 즉 나는 동경하는 삶을 내 것으로 만들기가 훨씬 쉬운삶을 살고 있다. 어디 그 뿐이랴. 나는 내 부모님만 챙기면 된다. 타인의 부모님까지 돌봐야 하는 나이가 온다면 나는 그 현실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남편도 결국 타인이다. 

내면에서 오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외부에서 해결할 수는 없다. 내면의 고통을 외부의 타인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 그 순간, 인생의 지옥은 시작된다. 

이 글에도 분명 댓글이 달릴 수 있다. '마음맞는 남편과 살면 행복해요.' 

내 의견은 이런 것이고, 당신의 의견은 그런것이니 당신은 결혼한 채로 행복하게 살면된다. 

남의 인생에 훈수두는 것은 좀 그만해 주시길.


혼자서 행복한 사람이 둘이서 행복할 수 있고, 혼자서도 외로운 사람이라면 둘이 있어도 외롭다. 자식이 나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을때, 정말 남편이 남의 '편'같은 상황들을 겪게될 때의 외로움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기혼여성들의 '외로움' 공격에서 해방하기로 했다. 

나는 나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의 조언을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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