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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FE Nov 20. 2024

2024. 11. 15 :: 동면 준비

포르투살이


동면 준비를 오랫동안 하고 있다.


나름 혹독한 포르투의 겨울을 대비해 물주머니도 2개월 전인가 샀고, 슬슬 라디에이터도 키고 있고, 퇴사 이후 개인적인 업무를 가능한 깔끔히 정리하는 식으로도 고요한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 그리고 하반기의 초입까지는, 쉽게 도파민 중독으로 살았다 말할 수 있지만 요즘 비교적 고요하게 지내면서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심리적 험지에서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일시적 쾌락으로 엉성하게 기력을 메웠다, 그래서, 아마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쉽게 본인을 포용하고 용서하면 한도 끝도 없이 쾌락에 절여질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난 속도가 빠르지 않을 뿐, 스스로를 구렁텅이에 밀어 넣지는 않는다. 그럴 거 같으면 차라리 토끼는 편에 속하지.


여하튼 시간 낭비 그거 했고 안구에 몹쓸 짓 그거 좀 했다. 그래. 하지만 난 가야 할 곳이 있다.


그리고 스스로의 리듬을 망가뜨리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따가울 정도의 채찍질을 할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천천히 서둘러라,라고 했다.



나를 지키는 멘토들을 나열해 보겠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정지우 작가님, 이슬아 작가님,

그리고 연락은 뜸해도 각자의 삶에 언제나 충실한 의미 있는 타인들.



나의 동면 준비는

돈은 없지만 이미 풍요로운 채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싶다.



돈도 풍요로워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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