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것과 좋은 것은 다르다
모든 행동에는 기준이 되는 근거가 있다.
마음대로 하거나, 되는대로 하거나, 심지어 아무 이유 없이 행동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에도 말이다.
많은 경우 행동의 기준이 "옳고 그름"으로 세워진다.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은 사회적 합의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형성되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으로 행동을 한다면 선택의 결과는 긍정적일 확률이 꽤 높다. 누가 봐도 이게 맞다고 생각되고 선택에 불편함이 없다면, 당신의 결정은 전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만약 평생 혼자서 살 생각이라면 말이다.
분명 내 말이 맞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이 아닌데, 문제는 점점 커지고 상황은 복잡해져 간다. '뭐가 잘못됐을까', '내 말이나 행동에 틀린 부분이 있나' 수십 번 고민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옳고 그름을 주장하는 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 알게 되었다. 관계의 이슈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 "좋고 싫음"으로 해결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지식을 자랑할 게 아니라면 옳은 이야기를 하는 건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상대가 원하는 건 상냥한 말투와 친절한 태도, 배려있는 모습이거나 혹은 져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그게 뭐든 상관없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곧바로 자신의 태도를 점검해봐야 한다. 상대가 연인이거나 배우자이거나 아이일 때도 마찬가지이다. 혹여라도 상대의 행동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해결할 수 없는(e.g. 법적인) 문제가 생기는 일이 아니라면 같은 편이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 잘못을 알려주거나 교육하는 것은 덮어두어도 괜찮다. 평화를 원한다면 당신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의 행동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순간부터 해야 할 일은 상대에게 확실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1) 싸우고 싶지 않고 2) 지금부터는 싸우지 않기 위해 어떤 행동도 할 것이라는 메세지이다. 어쩌면 상대가 원하는 것이 태도에 대한 사과일 수도 있고, 상처받은 마음에 대한 보상일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이든, 진심을 다해서 해주다 보면 상대도 당신이 원하는 평화를 되찾아 줄 것이다.
지는 게 이기는 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이기려고 노력해도 이길 수 없는 싸움 대신, 지는 것 같지만 양쪽 모두가 이길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선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