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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삼십대 Apr 13. 2020

[북하이킹5번째] 진달래능선에서 우리의 소설같은 순간을

북한산 진달래 능선에서 나누는 우리의 소설같은 순간들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한 북하이킹, 벌써 5번째 시간이었다.

이번 달에는 4월에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북한산의 진달래 능선 코스로 향하기로 했다.

그리고 우린 진달래 능선 코스의 초입인 백련사 건년에 위치한 [전광수 커피]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1. 자기소개]


맨 처음 진행된 자기소개로 우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갔다. 

[혜미] 정말 열심히 살고 휴학을 앞으로 하게 된다면 자신 만의 꿈과 포부를 제대로 이어나갈 귀요미

[성은] 곧 제주살이가 시작되고, 함께 하면 덕분에 참 즐거운 언니

[치홍] 요즘 서핑에 푹 빠져있고 다이어트에 열심히 인 오빠

[민경] 요즘 부쩍이나 행복해보이고 매주 산을 타며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는 언니

[나] 나는 북하이킹이 요즘 가장 재미있고, 어떤 걸 보았 던 날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으면 하는 사람이다 :)



[2. 나만의 인생 소설]


오늘 모인 5명이 각자 준비한 책을 먼저 소개하면,

1) 혜미 -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2) 언주 - 와일드

3) 치홍 - 매일이, 여행

4) 성은 - 스물 아홉 생일 1 년 후 죽기 로 결심했다 

5) 민경 - 당신의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우리는 서로 돌아가며 자신이 준비해 온 책 소개를 이어 나갔는데,

정말 모든 책 한 권 한 권이 명작이었다.


특히 치홍님과 성은님이 가져온 책은 읽어본 책이라, 그 내용들이 얼마나 좋은지 익히 알고 있었고

혜미님의 성장소설과 민경님의 책은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 :)





[3. 나만의 소설같은 인생]

우리가 돌아가며 나눈 나의 소설같은 인생 이야기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정말 한 분 한 분이 얼마나 소설같은 인생을 살고 계신지,

너무 멋져서 감탄이 가득한 대화였다. 


A) R=VD 생생하게 꿈을 꾸며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이루는 성취가 가득한 삶

대단했다.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소설을 예~전에 읽었는데, 이 공식을 그대로 자신의 삶에 적용하며 살아가는 독자를 처음 보았다.

R=VD란 생생하게 꿈 꾸는 사람이 꿈을 현실화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A님이 꿈을 현실화한 사례들, 또 지금 거치고 있는 과정을 들으니 나또한 단순한 일기가 아닌 꿈을 이루는 다이어리로 재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밤 그 꿈을 그리러 갈 것이다 :)


B) 경기도, 대전, 부산, 서울까지 인생의 배경을 바꾸며 사는 낭만적인 삶

경기도에서 태어나 대전, 부산, 서울을 오가며 일을하고 있는 B님.

한 곳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삶이 대부분 사람들의 삶인데, 이렇게 자신의 인생의 무대를 바꾸며 변화를 주고 또 적응하면서 살아나가는 삶이 진심으로 멋졌다. 사실 이것도 모두 용기이다. 거처를 이동하고 적응하는 것을 두려움으로 삼지 않고 새로운 기회라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특히 본받고 싶었다.


C) 30살, 갑자기 호주로 떠나다!

용감하다... 진짜 멋지다. 30살까지 모은 돈을 모두 갖고 홀연히 새로운 세계로 떠난 C님.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일과 사람들을 함께하며 얼마나 C님이 성장했을지 상상이 어려울 정도였다. 30살이면 흔히 더이상 떠나기 어려운 나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그때 자신으 인생을 다시 한 번 재편하는 그 모습에 영감을 받았다.

더 많은 호주 이야기가 듣고 싶다. 그 속에서의 삶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D) 시계, 시계, 시계, 시계는 무조건 아날로그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으로 시계를 구입하던 순간을 꼽은 D님의 이야기. 

정말 열심히 준비한 시험에서 다른 시계를 가져오는 바람에 시험에서 애를 먹은 이야기를 이보다 생생하게 들려주실 수 없었다.... 정말 앞으로 시계만 보면 D님이 절로 떠오를 것만 같다!


나) 우당탕당 이직 스토리

꿈을 이루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몸소 체험한 소설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웃으며 이야기 했지만, 사실은 눈물 없이 이야기 할 수 없는 나의 이야기인데 다들 몰입해서 들어주셔서 감사했다 :)



정말 모두 소설 같은 삶을 살고 계신 5분이 모이니,

이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행복이고, 영감이고, 앞으로 나아갈 삶에 대한 방향 키 같이 느껴졌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덕분에 만나 행복하다 :)







[4. 북한산 진달래 능선을 걷다]

ㅇ 등산 코스 : 419 카페거리 > 백련사 > 진달래능성 > 대동문 > 아카데미하우스

ㅇ 소요 시간 : 2시간 30분

ㅇ 난이도 : 중 (초반에 오르막만 견디면 이어지는 능선은 쉽다! 다만 내려올 때 초보는 원점회귀를 추천. 아카데미 하우스 방향은 완벽한 암릉 구간이라 위험할 수 있다.)

ㅇ 추천 정도 : 대강추! 지금 바로 떠나셔도 되는 코스!



원래 불암산을 가려다, 북하이킹 1기 멤버 분이 지금은 북한산 진달래 능선이 더 좋을 것 같다며 추천해주셔서

코스를 바꾸어 북한산으로 향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완벽한 코스였다.



419 카페거리에 위치한 전광수 카페에서 음료를 한 잔씩 마시면 북토크를 하다,

바로 건녀편에 위치한 백련사에서 시작한 산행이었다.

고소한 뻥튀기 냄새가 솔솔 나는 이 구간은 초입부터 꽃 천지이다.


그러나 이건 정말 시작이라는 점!

위로 헥헥 거리며 조금 더 올라가면 세상 아름다운 진달래 꽃밭이 이어진다.


심지어 진달래 꽃밭 사이로 보이는 백운대와 인수봉...!

이 날 날씨가 참 좋고 미세먼지가 하나 없어서 깨끗하게 보이는 두 봉우리의 위엄이 진달래와 뒤섞여 더욱 웅장해 보였다.


심지어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보였는데, 정말 청명한 하늘 덕에 롯데타워까지 또렷하게 보였다. 이런 날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감사하게만 느껴졌다.


가장 좋았던 점은 한산했다는 점.

북한산국립공원이 유일하게 코로나 중 등산객이 늘어난 국립공원이라 하는데

진달래 능선 코스는 무척이나 한산했다. 우리 5명이서만 걷는 순간들이 참 많았다.


아름다운 이 코스 덕분에, 또 한산했던 덕분에 뷰도 마음껏 구경하고 사진도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찍었다.

이런 완벽한 순간은 잘 없기에 그 소중함이 컸다 :)




막바지 오르막길,

이 계단만 오르면 곧 대동문이다.


대동문을 건너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근사한 피크닉 장소가 있다.

그 피크닉 장소에서 손수건을 펴두고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옹기 종기 모았다.


계란, 맥너겟, 파프리카, 딸기, 만다린, 방울토마토, 요구르트, 사과즙 등 얼마나 맛나고 건강한 음식들로 가득찼는지! 열심히 산을 오른 후에 먹는 음식은 더더욱 꿀맛이다.




참 아름다웠다.

햇살을 온 몸으로 맞으며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책도 읽고 산도 오르다니.........

뭐랄까, 내가 북하이킹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책을 함께 나누며 우린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어쩌면 오늘 이 기회가 아니였다면 서로 모른 채 평생을 살아갔을 사람들이 한 순간에 친구가 되었다.


우린 앞으로 서로 생일에 축하 연락을 나누고, 좋은 일이 있을때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 같이 우는 사이가 될 것이다. 이런 만남이 그래서 더더욱 소중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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