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여전한 아들의 취미생활

아들의 현재(고등학교 1학년)

by 최명진

음악치료(우크렐라 배우기)

음식 먹기

수업시간~!!

지역탐방 중 휴식시간~

공놀이 하기

볼링하기

체험학습(도시락 먹기)

놀이기구 타기

엄마와 오월드에서...





고등학생이 된 아들은 여전히 그림을 그린다.

예전에 비해 그림을 그리는 횟수는 줄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나름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여전히 그림이다.

처음 학교에 입학해서는 어색하고 낯설어서인지 하루 종일

엄청난 양의 그림을 그려대곤 했다.

선생님도 놀라고 기특해서 뭉치의 그림을 집으로 보낸 적도 있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서는 친구들 사이에 끼어 앉아 있기도 하고

친구의 무릎을 배고 누워 놀기도 하는 등 그림을 좀 멀리 했었다.

선생님께 처음 그 소리를 듣고는 아쉬움보다 감사함이 컸다.

그림을 많이 그린다는 것은 다른 친구와의 소통의 시간이 적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여전히 아들은 집에서 그림을 그린다.

이젠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림이다.

일기를 쓰고,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읽고 나서

그 책 중의 한 컷을 그림으로 그린다.

때론 그날 하루 일과 중 제일 즐겁게 보낸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그림으로 표현하곤 한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괜찮다.

나는 그 둘 중 선택을 하게 하고 그림들을 그리도록 한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학사 일정 중에 있는 제과제빵, 볼링, 요가,

등산, 지역사회 탐방 등의 다양한 활동이 좋은지 녀석은 많이 편안해 보인다.



아들의 그림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무엇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은

또한 나의 일상이 되었다.

더 이상 그림에 몰입하지도 않고, 열정적으로 창작을 하지 않음이

좀 아쉬울 때도 있지만 다른 관심이 생기는 것도 좋기에 그냥 본다.

녀석이 그린 그림은 나름 의미가 있는 장면들이다.

그 장면들을 통해 아들의 생활을 엿본다.

더 많은 소통과 관계망이 형성되길 바라본다.








[성냥팔이 소녀]~!!

[아틀란티스]~!!


[빨간 구두]

[ 핸젤과 그레텔]~~!!!






아들이 여전히 하고 있는 그림 중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일상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그리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장면을 그리는 것이다.

위의 그림들은 책의 한 장면들이다.

인지 수준이 초등 저 학년 수준이기에 아들이 보는 책은 그림책이다.

십 여년을 한결같이 좋아하는 그림책이 있는가 하면

때론 색다른 책을 찾기도 한다.


채색기법이 새로워서 어떻게 색칠한 것이냐고 물어도 대답이 시원찮다.

다만 내게,

"엄마, 파란색과 빨간색이 합쳐지면 무슨 색이 되지요?"

하고 묻곤 내 입을 빤히 바라다보곤 한다.

"무슨 색인데?"

하고 내가 반문하면,

"보라색이요."

하고 이미 알고 있는 답을 말하곤 내 확인을 기다린다.

때론 칭찬을 하지 않는 내게 스스로 칭찬을 하기도 한다.



그런 녀석의 채색기법이 정말 이상해서 하루는 녀석의 그림을

가만 바라보았다.

그제야 난 알 수 있었다.

밑그림을 그리고, 네임펜으로 라인을 그린 뒤 지우개로 지운다.

그리곤 채색 전에 옅은 노랑이나 흰색으로 대충 바탕을 칠한다.

그리고 본색을 칠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법을 누가 알려줬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좀 특이하게 채색이 되어진 그림에 대한 궁금증은 풀렸지만

왜 그렇게 채색을 하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벌써 고등학교 1학년의 2학기가 시작된지 한 달이 넘었다.

아들은 여전히 나름의 그림을 그리고 있고

더 이상 어떻게 지원해줄지 몰라하는 엄마를 원망하지 않고

심심치 않은 취미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녀석의 일상생활을 그리는 것과

다양한 그림 기법을 눈으로 확인하도록 시도한 책 그림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 아들의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확장을 시켜주면 좋겠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냥 이렇게나마 그림에 대한 열정을 이어갈 뿐이다.

바쁘게 한 달을 아들의 그림에 대한 책을 만들 수 있음 좋겠다는

열망으로 글을 올렸다.

채 정리할 시간도 없이 생각나는 것들을 기록하기도 하고,

이미 써놨던 글과 그림들을 찾아보면서 난 감사와 미안함을 경험한

한 달이었다.

더 이상 아들의 그림을 확장시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그림으로 소통을 하고 있음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 좋은 조언과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분을 만났으면 좋겠다.

이는 더 이상 어찌해줄 수 없는 부족한 엄마의 간절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