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명진 Jan 16. 2024

살아 있어 줘서 고마워~~♡♡♡

말 한마디가 전하는 깊은 울림

짝꿍의 생일.

케이크를 고르자고 하니 아들이 신나서 고른 케이크.

초에 불을 붙이고 노래를 부르고 나니

자신의 생일인 양 촛불을 끄는 아들.

그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짝꿍.

어쩌다 보니 그대와 산 세상이 내 삶의 절반에 가깝네.

진심으로 내 짝꿍이어서 고맙고 감사하네~^^

나의 궁시렁도 애정이라 봐주슈~~~♡♡




벌써 재작년이 된 추억 하나.

베를린에 갔을 때 느꼈던 소통의 어려움.

언어장벽은 그냥 장벽이 아니라 두려움이고

내 행동의 모든 것을 쥐락펴락했다.

그때 떠오른 나의 아들~~

아들에게 톡으로 전화를 해서 다짜고짜 고백한 나의 말.

"아들~~  살아 있어 줘서 고마워~~~!!!"

울컥했다.

아들은 이 뜬금없는 말에 달뜬 목소리로

"네~~~~"

그 상황이 더 눈물이 났다.

살아 있어 줘서 더욱 고맙고 미안한...



누군가로부터 당신은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가?

내 의견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묻지도 않는다.

내가 하고픈 것들엔 "안 돼"  "하지 마~"  등의

단호하고 절제를 요구하는 말들이 넘쳐난다면~~?

그 불통의 공간에서 나도 모르게 떠오른 나의 아들.

그 삶을 무려  20여 년을 훌쩍 넘게 살아온

나의 아들에게 어쩜 그 말은 최고의 절박함을 안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난 간간이 그때의 상황을 말하곤 한다.

순간순간 그 상황들을 맞닥뜨릴 때마다...



"나도~~~!!!"

내 이야기를 듣던 지인이 자신에게도 말해 달란다.

"엉?

아~~  그대도 살아 있어 줘서 고마워."

그녀에게 그렇게 말할 땐 약간은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장난처럼 순간을 넘겼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그 말이 자꾸 메아리처럼 울림이 전해진다.

그녀의 삶을 알기에 웃으며 넘겼지만

그 여운은 날 웃프게 만들었다.

그녀와 헤어지면서 난 다시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살아 있어 줘서 고마워~~!!!"

하고 진심으로  내 맘을 전했다.





촛불을 끈 아들이 접시를 가져오더니 자연스럽게

케이크를 잘라 우리에게 전해줬다.

"고맙습니다. 잘 먹을게요~♡♡"

사진을 가족톡방에 올리니 호주의 아들에게 답이 왔나 보다.

갑자기 짝꿍이 독일어로 구시렁거리길래

의아해하면서도 내  일을 하느라 지나쳤다.

아침에서야 톡방을 보는데 순간 뭉클했다.

아들의  댓글에 독일어로 감사표현을 한 것.

(그래서 구시렁거리며 표현을 찾았던 거다.)

아빠의 글에 독일어로  답을 한 아들~~!!!

"아빠가 독일어로 써줘서 고맙다고...(독어 전공자)



매 순간이 행복하지는 않지만 순간 뭉클했다.

우울이 친구 하려고 올 때 분위기 전환을 위해

먹거리를 챙기곤 한다.

맛난 먹거리를 앞에 놓고 진정한 맛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그것임을~~!!!

살아 있어 줘서 고맙고, 나를 살게 해 줘서 고맙네~~

오늘도 응원을 담아 파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익산 나바위 성당에서의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