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호경 Sep 23. 2020

해피용기프로젝트 5_Blossom Love

용기 있는 삶을 위한 감정의 정화

김호경 작가 개인전

Happy Yonggi Project 5_Blossom Love

해피용기프로젝트 5_사랑을 꽃피워요

김호경展 / KIMHOKYUNG / 金浩京 / painting 

2020_0921 ▶ 2020_0927



김호경_love energy-balance3_Mixed media on canvas_162.2x130.3_2020


올해 나는 2003년부터 시작된 나의 ‘용기’ 작업을 정리해 보고 있다. 용기는 모든 중요한 정신적인 활동의 근원으로 좋은 삶을 위한 첫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용기(courage)의 어원은 심장, 마음을 뜻하는 프랑스어 르 쾨르(le coeur)이다. 심장이 모든 부분으로 피를 보내야 신체 기관이 작동하듯이 용기도 모든 중요한 정신적인 활동의 근원이다. 용기가 있으면 긍정성이 발휘되어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실행할 수 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많은 선각자들이 용기에 대해 언급한 것 같다. 우리 인간의 역사는 용기 있게 삶을 살아온 역사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에서 무모-용기-비겁으로 용기를 중용에 놓고 있다. 용기를 삼가야 할 때도 있고, 용기를 실행하는 데에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인문학적 성찰이 바탕이 된 나의 ‘용기(容器, 勇氣…)’작업은 대학원 작업실에 있던 작은 ‘주전자(용기 容器)'를 사유하며 시작되었다. 용기라고 하면 대부분 두 가지를 떠올리게 된다. 무엇인가를 담는 그릇 또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이다. 용기 작업은 좀 더 폭넓은 의미다. 용기 작업을 하게 된 여러 계기 중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미술대학원을 졸업하고 고민에 빠진 어느 날 작업실에 있던 주전자가 ‘용기’라는 단어로 다가왔다. 작가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시점에서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렇게 영감을 받아 냄비, 물통, 가방 등 많은 용기(容器)들을 정성스럽게 밑 작업을 하여 용기(勇氣) 에너지를 담아서 유머러스하게 재탄생시켰다. 분리수거를 하면서 보게 되는 버려진 수많은 용기들. 산업폐기물(용기容器)이 버려지듯이 우리에게 중요한 용기(勇氣)도 우리 마음 한 구석에 버려져 있는 것은 아닌지 나와 세상을 향해 질문했다. 이 업사이클링 용기 작업은 2016년 LG전자의 폐휴대폰 4500여 대를 업사이클링하는 작업으로 확장되었다.     



작업을 하면서 동서양에서 ‘용기(勇氣)’가 어떤 식으로 언급되어 있는지 고전을 찾아보는 것에서 시작하여 전반적인 인문학 공부도 했다. 우리는 한국에 살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삶의 많은 부분이 서구화되어 있기에 동·서양 인문정신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2003년부터 산책을 하며 용기 작업과 함께 한 인문학 공부가 10년간 이어진다. 자연 속에서 작업하며 나의 감정을 정화했다. 자연이라는 스승 안에서 작업과 독서에 몰입하느라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러한 연구 과정 속에서 동아시아의 유서 깊은 인문 전통이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을 지속적으로 향상하는 것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겼듯이 서양의 후마니타스 전통도 그러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작업하며 살고 있어서인지 공부가 진행될수록 동아시아적인 정신성에 좀 더 공감이 되었다. 동아시아의 예술정신으로 보자면 인간은 향상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향상'이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며 같이 성장(성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향상하는 삶 아닐까? 나는 그것이 생명력(에너지) 있는 삶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용기’를 ‘생명력(에너지) 있게 삶을 사는 것!’으로 재정의 했다. 용기(勇氣)의 기(氣)는~생명 에너지~이며, 바람, 숨, 우리 속에서 움직이는 생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첫 개인전 '즐거운 정물 화전'(2003년)부터 사람들과 함께 삶을 응원하는 작업과 전시를 지향해 왔다. 용기를 북돋고 서로 잘 되도록 협력할 때 삶은 신이 나고 일도 잘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 기업과의 협업을 해왔다.     



2010~2011    해피 용기 프로젝트 1_House_ 집, 가족의 행복

2015~2016    해피 용기 프로젝트 2_Dog and Me1_ 반려인 50 가족 인터뷰

2016~2017    해피 용기 프로젝트 3_I and You_ 관계에 대하여

2018~2019    해피 용기 프로젝트 4_Blossom Yourself_ 있는 자리에서 삶 꽃 피우기

2020~진행 중  해피 용기 프로젝트 5_Blossom Love_ 사랑을 꽃피우기 위한 감정     


생명력 있는 용기 에너지를 불어넣어 즐거운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자 2011년부터 해피용기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내 주변 사람들로부터 시작하여 시민, 기업과 함께 연결성을 가지고 진행해 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감정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해피용기프로젝트5는 ‘Blossom Love’로 2020년 1월 1일부터 SNS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올해 이상기후와 코로나 19 등으로 코로나 블루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회적으로도 감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류는 B. C. 2만 년 경 구석기시대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동굴 벽화를 그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문명을 창조해 왔다. 우리는 삶을 창조하는 에너지를 가진 존재인 것이다. 그 에너지의 본질은 ‘감정(emotion)’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고, 모든 감정은 자연스럽다. 그러므로 상황에 따라 감정을 잘 느끼고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잘 알아주고 공감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외부로, 타인에게 잘못 표출하게 된다. 감정은 에너지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분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그 에너지를 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그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보는 것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는가?’ 좋은 질문이 삶을 새롭게 창조하게 할 수 있다. 삶에서 느끼는 자신의 다양한 감정(희로애락 애오욕_喜怒哀樂愛惡欲)을 인정하고 정화한 후, 그 에너지를 잘 활용하여 창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창조적 에너지로의 전환’이라고 명명하였다. ‘자각’을 통해 깨어나고 변화, 성장(성숙)하는 것이다.





프로이트도 정신분석학에서 인간 내면의 억압된 감정이 해소되지 않으면 무의식 속에 잠재하여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무의식 속에 잠재하는 감정인 슬픔, 두려움, 연민, 불안, 갈등, 불만 등을 바깥으로 잘 배출하여 정화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카타르시스이다. 카타르시스(katharsis)는 정화(淨化)·배설을 뜻하는 그리스어다. 봄날의 따듯한 햇살에 얼은 땅이 녹듯 고통의 감정들이 녹아서 해소되는 것이다. 세상이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져 있듯 우리의 감정도 밝음과 어두움이 있다. 기쁨이 있고 슬픔도 있다. 모든 감정은 연결되어 있다. 기쁨 속에 슬픔이 있고, 슬픔 속에 기쁨이 있다. 표면으로 올라오는 감정을 표출할 때 나와 주변 모두가 힘들어질 수 있다.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감정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해결되지 않은 ‘초감정’이라 한다. 표면적 표출이 아닌, ‘자신이 자신의 감정을 인정해 주고 잘 표현해 주어야’ 상처가 아닌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잘 존중해야 다른 사람의 감정도 존중할 수 있다. 사랑에 대해 간단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나를 너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도 사랑이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면 자신을 잘 지키면서도 타인과 세상을 존중하고 사랑하게 된다. 사랑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자신과 세상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는 것이므로 이로운 행동을 하게 한다. 사랑의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다. 삶에 한 가지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 생각하는 행복과 성공의 정의도 다르겠지만, 누구나 잘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그 마음에는 건강하고 풍요롭게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고 싶은 것 아닐까? 




나의 작업은 나의 몸과 마음이 현재 느끼는 것을 창조적 에너지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놀이처럼 진행된다. 마음껏 고양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작업한다. Love Energy 작품들도 내가 어렸을 때 즐겁게 그림을 그리던 시기로 돌아간 것 같이 행복하게 작업했다. Love Energy에는 초자연 속에서 생명력 있게 어울려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작품에 나오는 커다란 동식물은 우리의 감정이다. 다양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그 감정들과 같이 어울려 놀 수 있다면 어떨까? 다양한 감정과 균형을 이루려 하고, 창조적인 에너지로 전환한다면 지금 우리의 삶이 파라다이스이지 않을까? 나는 어려서부터 오랜 시간 작업을 해오며 나를 지속적으로 성장(성숙)시키며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사람이다. 이에 내가 느끼는 기쁨과 감사의 Love Energy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SNS를 통해 해피용기프로젝트 5 Blossom Love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비대면 시기이므로 처음으로 온라인 개인전을 하고 있다. 




https://neolook.com/archives/20200920b



해피용기프로젝트 1_ 집(용기 容器…)

https://neolook.com/archives/20111002b



해피용기프로젝트 2_ 개와 나

https://neolook.com/archives/20160611c



해피용기프로젝트 3_ 나와 너

https://neolook.com/archives/20171027e


해피용기프로젝트 4_ 있는 자리에서 꽃피우자

https://neolook.com/archives/20190607f


후원 / 성남시청     

온라인 전시

http://blog.naver.com/kataliart

http://instagram.com/katalihokyung




작가의 이전글 용기의 변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