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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ie Nov 13. 2022

스웨덴 시골 여행, 트로사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준 스웨덴 노부부와의 첫 만남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이 주제를 먼저 짚고 넘어가겠다.


살인적인 북유럽 물가

 같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대륙에 위치한 스웨덴의 형제, 세상에서 가장 비싸다는 노르웨이보다는 그래도 낫지만 스웨덴도 만만치 않은 물가 지옥이다.


 한정된 예산안에서 180일간의 세계일주를 계획한 우리 부부에게 유럽 여행의 시작이 북유럽이었던 것은 우리가 얼마나 계획성이 부족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약 한 달간의 북유럽 3개국(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여행에서 거의 2달치의 여행경비를 써버렸으니. 하지만 이 무계획성의 부부는 어떤 상황에서건 유의미한 행복을 기어코 찾아낸다. 우리는 지금 이런 대화를 나눈다. '첫 유럽의 시작이 북유럽이었던건, 신의한수였어. 그렇지 않았다면 우린 살인적인 물가의 북유럽 땅을 밟지도 못했고, 이 아름다운 문화를 절대 마주치지 못했을거야.'


| 무서운 외식 비용 

 마트에서 장을 본다면 그나마 적당한 가격에 좋은 물건이나 음식을 살 수 있겠지만, 여행자로서 포기하기 어려운 외식을 선택한다면 한 끼에 1인당 2-3만 원 정도의 지출이 평균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를 더 속상하게 만드는 건 아래 사진에서 가늠해볼 수 있듯 이들의 먹는 양이다. (스웨덴 식문화에 대해서는 다음글에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스웨덴의 평범한 식사 한 그릇. (약 2만 원 후반대)


| 너무 비싼 숙박비

 1박 당 최대 10만 원의 선을 정하고 세계여행을 계획했던 우리였기에 스톡홀름에서 숙소를 구하기는 쉽지않았다. 하루는 떠있는 배 위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숙소를 발견했는데, 들뜬 마음으로 찾아간 방이 이런 모습이었다. 이런 특별한 조건이 아니더라도 10만 원 정도의 예산에서는 접이식 침대를 써야 할 만큼 좁은 공간의 숙소뿐이었다.

스톡홀름 강에 떠있는 배 위의 숙소. (약 10만 원)


스톡홀름을 떠나야겠어

 선상 숙소의 협소한 공간에 충격을 받은 나는 재빨리 다음 목적지를 스톡홀름 근교의 한적한 시골로 정했다. 대도시를 떠나면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의 크기가 절대적으로 커지지 않을까?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이었다.


 따뜻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 스웨덴 노부부의 에어비앤비를 발견했고 그곳이 어딘지도 모른 채 무작정 향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우리가 살면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트로사 Trosa

 스톡홀름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트로사(Trosa)는 약 1만 2천 명 정도의 인구가 사는 작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중심에는 작은 강이 흐르고 자전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발트해의 바다까지 만날 수 있다. 낯선 외지인을 따뜻한 미소와 인사로 맞이해주는 친절한 사람들은 덤이다.


(왼)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탐색하던 일상. (오)트로사에서 볼 수 있는 발트해의 모습


 이렇게 우연히, 너무나도 즉흥적이고 단순한 이유로 도착한 트로사. 하지만 이곳에서의 2박 3일은 우리 여행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앞 글에서 이야기한 스웨덴의 특별함은 이 트로사의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기에. 더 자세히 말하면, 우리가 묵은 에어비앤비의 호스트이자 스웨덴의 노부부 아니타&로시와의 대화를 통해서다.

 

 비록 어설프고 짧은 영어였지만 인내심 깊게 우리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들과 나누지 못할 이야기는 없었다. 우리는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시간들은 내 삶에 적지 않은, 좋은 방향성의 영향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이른 아침, 햇살 가득한 아니타의 집


아침 식사 시간, 스웨덴식 티타임인 피카 시간, 잠 자기전 소소한 대화 시간 등 우리는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스웨덴 노부부와의 이야기

북유럽의 근간. 얀테의 법칙

스웨덴의 라곰 & 피카 문화

최근 전세계 SNS를 뜨겁게 달군 '스웨덴 게이트'와 스웨덴의 식사 문화

한국 사람들의 일상

한국의 눈부신 발전과 우리 부모님 세대에 대해


아침을 준비하는 아니타의 뒷모습. 매혹적인 눈을 가진 그들의 반려묘 시게


자세한 대화 내용은 다음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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