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는 아침 걸음이 많지 않지만,
그 여름 아침 산책의 무심함이 가끔 떠오른다.
아무렇지 않은 듯 딱히 갈 곳을 정하지도 않고 그저 걸었다.
주변의 무엇 하나 힘들이지 않는 듯해서 덩달아 나를 내버려 두었다.
멈춰 있는 듯 보이는 배경 어딘가로든 다가가면 제멋대로 불고 흐르고 흔들리고 멀어지기도 했다.
고요 속인가 싶어 딱히 할 말을 찾지 않았지만 저마다 무언가 들려주긴 했다.
그렇게 아무 일 없이 지나친 몽골의 여름 아침은 사소한 바람을 닮아서 스윽 스쳐간 듯했다.
어느 이른 출근길에 그 여름에 마주한 것 같기도 한 바람이 지나갔다.
오늘의 걸음 위에 그 여름 몽골의 걸음이 포개졌다.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 여리게 미소도 흘렸었나?
속으로 '그때 좋았지.' 했다.
지각 없이 출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