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Ffootprint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외딴 Feb 02. 2024

 철 지난 초원의 아침이 설핏



기억나는 아침 걸음이 많지 않지만,

그 여름 아침 산책의 무심함이 가끔 떠오른다. 

아무렇지 않은 듯 딱히 갈 곳을 정하지도 않고 그저 걸었다.

주변의 무엇 하나 힘들이지 않는 듯해서 덩달아 나를 내버려 두었다.  

멈춰 있는 듯 보이는 배경 어딘가로든 다가가면 제멋대로 불고 흐르고 흔들리고 멀어지기도 했다. 

고요 속인가 싶어 딱히 할 말을 찾지 않았지만 저마다 무언가 들려주긴 했다. 

그렇게 아무 일 없이 지나친 몽골의 여름 아침은 사소한 바람을 닮아서 스윽 스쳐간 듯했다.







이른 아침부터 농구를 즐기는 양과 염소 들




어느 이른 출근길에 그 여름에 마주한 것 같기도 한 바람이 지나갔다.

오늘의 걸음 위에 그 여름 몽골의 걸음이 포개졌다.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 여리게 미소도 흘렸었나? 

속으로 '그때 좋았지.' 했다. 

지각 없이 출근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원의 낯선 잠을 보듬는 은근한 온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