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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또 Dec 04. 2019

존잘 존예들이 탑승한
저세상 막장 폭주기관차

[넷플릭스] 엘리트들 시즌 1-2

다니던 학교가 있었는데요. 없어졌습니다(..)


앙칼진 부잣집 애들 사이에 떨어진 전학생 트리오

이 멘트는 스페인의 10대 사무엘(이싼 에스카미야), 나디아(미나 엘 함마니), 크리스티안(미겔 에란)이 하고 싶던 말일지도 모른다. 원래 다니던 고등학교가 부실공사로 무너지자, 이 셋은 학교를 지은 건설회사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명문 사립고 라스 엔시나스로 전학을 가게 됐다.


여기서도 부잣집 딸내미인 ‘종이의 집’ 앨리슨 파커

콧대 높은 집안의 자제들만 모인 이곳에서 서민 전학생을 반기지 않는 건 당연한 일. 그러나 예외는 있었다. 라스 엔시나스에서는 마리나(마리아 페드라사)가 그랬다. 모두가 전학생 3인방을 경멸할 때 마리나는 사무엘에게 진심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이 우정이 첫사랑의 설렘과 기쁨으로 발전하려던 순간은 또 와장창 깨지고 말았으니(..)


사무엘은 흑화 한 것일까, 비통해하는 것일까

마리나가 학교 수영장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라스 엔시나스에서 일어난 전대미문(!)의 살인 사건으로 사무엘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누가 왜 마리나를 죽였을까.


올해 본 길티 플레저의 최고봉

‘종이의 집’에서 본 익숙한 얼굴이 반가운 건 잠시 뿐이었다. 대체 내가 무엇을 본 것인지. 이건 본 적이 없는 그런 막장이었다.


‘엘리트들’은 시즌 1에서는 마리나의 죽음, 시즌 2에서는 사무엘의 실종이라는 미스터리를 가미해 스토리를 끌고 가지만 추리 쪽보다는 막장의 무게가 압도적인 드라마다. 평범한 남학생이 부유층이 다니는 학교로 전학 와 겪는 일이라는 설정은 ‘가십걸’, 고등학생들의 마약과 섹스라는 소재는 ‘스킨스’, 현재 벌어진 사건과 과거를 오가는 익숙한 편집까지 몇몇 레퍼런스가 생각나지만 ‘엘리트들’의 기본 정서 혹은 뿌리는 틴에이저 막장 드라마다.


그런데 좀 무섭다 싶을 정도로 막장의 차원이 다르다. K-막장은 명함도 못 꺼낼 것 같은, 맛으로 표현하면 불닭을 넘어서 마라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 스페인 드라마에 마라가 웬 말인가 싶긴 한데 이건 자극의 수준이 가히 저세상 레벨이다. 특히 인물 관계도를 그려 보면 서로 안 잔 상대를 고르시오- 로 말을 바꾸는 게 더 낫겠다 싶을 정도로 캐릭터들이 원초적인 욕망으로만 똘똘 뭉쳐져 움직이는 걸 알 수 있다.


넘나 가벼워진 ‘종이의 집’ 리오, 그리고 그와 엮이는 문제의 커플
여기선 빚 독촉에 시달리는 ‘종이의 집’ 덴버

마약, 섹스, 협박, 살인, 범죄 은닉 등 아찔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10대들을 보는 내내 ‘응??? 도랏??? 뭐임마???’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그걸 얼굴이 개연성이라는 공식으로 상쇄한다. 출연하는 배우들이 죄다 다르게 잘생기고, 예쁘고, 매력적이다. 몇몇은 피지컬까지 치트키를 쓴 것 같다.-껍데기는 죄가 없다-


시즌 2로 가니 캐릭터들이 돌아가면서 빡침과 짜증을 선사해 중도하차할 뻔했지만 MSG 전개에 놓을 수가 없었다. 근데 한계점도 좀 뚜렷이 보이는 게 주인공 사무엘이 영 힘을 못 쓴다. 주변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너무 포스 작렬이라 사무엘이 계속 묻힌다. 시즌 2에서는 사무엘도 좀 막 나갈 때가 있어서-물론 띠용스러웠음- 전보다 낫다 싶은 기분도 들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시즌 3에서는 사무엘의 주인공다운 한 방을 기대할 수 있을까. 빨리 다음 시즌을 보고 싶다. 분명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 쌍욕을 하면서 보겠지만 폴로가 망하는 걸 꼭 봐야겠다! 폴로와 시즌 2에서 나타난 신흥 돌+I 카예타나(조지나 아모로스)에게 정의구현이 시급하다.


바비 인형에 엘프를 섞었나, 어쩜 이렇게 예쁠 수 있지 8ㅅ8

제일 속내를 모르겠는 카를라(에스테르 엑스포시토)가 어떻게 움직일지도 궁금하다.-대체 왜 사무랑?- 시즌 2에서는 좀 인간적으로 보일 때도 있었는데 역시 제일 알다가도 모르겠는 캐릭터라 입체적으로 느껴진다.-사실 너무 예뻐서 뭔 짓을 하든 일단 감탄부터 함-


나디아 X 구스만, 할리퀸 클리셰 범벅의 커플

‘꽃보다 남자’ 청불 판 같은 나디아 X 구스만 커플도 좀 더 꽁냥꽁냥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디아는 집안만 생각하면 숨이 턱 막혀서 안쓰럽다. 구스만(미겔 베르나르도)은 승질만 마구 부리는 애샛기 같다가도 나디아 앞에서는 순해지는 게 귀엽다. 그래도 시즌 3에선 반삭 말고 머리를 길렀으면(..)


안데르 X 오마르,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커플

당연히 다음 시즌도 고구마 파티를 벌이겠지만 안데르(아론 피페르)와 오마르 커플만 문제없으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이 둘이라고 무난, 평범, 순한 맛인 건 절대 아닌데 엘리트들에서는 그나마 정이 가서. 이 둘이 캐붕 되는 날이 내가 엘리트들 하차하는 날이 될 듯. 아니다, 폴로 망하는 건 보고 관둬야지.


그래서 시즌 3 어디까지 왔다고요..?

시즌 3 2020년 상반기 ASAP 공개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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