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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민감하지 못하고 못보는 것들

나의 삶에서 잘못된 관계나 불행이 계속 반복될때 

삶을 살아가다 보면 계속 잘못된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알콜중독자를 배우자로 계속 만나거나, 사기꾼을 계속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수 있습니다. 어떠한 사람들은 그러한 상황을 그저 운이 나쁘다거나, 팔자때문에 그렇다고 치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팔자가 그런걸 어떻게 하겠냐 하고, 자포자기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비슷한 패턴의 다른 상황을 보면, 실수를 계속 하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계속 반복하는 경우를 들수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번 작은 실수를 하면,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고,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만 성장을 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해주어도 듣지 않고 계속 잘못을 반복하는 경우도 비슷한 경우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일까요? 단순하게 그 사람들이 어리석어서, 아니면 그저 운명이어서 그런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러한 잘못된 실수의 굴레에서 벗어날수 없는 것일까요? 물론 제가 여기서 이야기 하는 것이 모든 상황을 설명할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만남을 설명하는데 도움은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부모와 상호작용을 하게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상호작용을 하면서 아이들은 앞으로 세상에서 살아갈때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을지에 대한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만약 정서적으로 건강한 부모를 만난다면, 자녀들의 정서적인 상태를 잘 파악해주고 공감해주고 자녀를 자신만의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격적인 존재로서 대우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알콜중독에 빠졌거나 자신의 정서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숙한 부모들은 자녀들의 정서적 욕구를 살피지 못하게 되고, 자신의 정서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자녀들을 이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정서적 요구는 인지하지 못하고 무시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자녀들은 자신의 정서적 욕구를 파악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지 배울 기회를 상실하게 되고, 성장하여서 성인으로 자랐을때, 자신의 정서적 욕구를 건강하게 추구하는 방법을 학습할 기회를 박탈당합니다. 결국 다른 사람들의 정서적 욕구만을 맞추어주는 삶을 학습하게 됩니다. 이런 삶을 오랜기간 살게 되면, 자신이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타인의 욕구만을 만족시키는 왜곡된 관계에 빠지게 되고, 결국은 그 허무함과 괴로움으로 점철된 빈껍데기 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러한 삶에 더불어서, 이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정서적 착취를 하려고 다가올때, 그 위험신호를 감지할수 없게 됩니다. 사실 인간관계라는 것이 한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여러번의 만남을 통해서 관계가 형성되게 됩니다. 만약 이러한 만남을 가지는 단계에서 상대방이 정서적으로 착취적인 사람인지, 아니면 중독등의 위험에 빠진 사람이란것을 알아차리면, 만남의 초기에 관계를 끊어버리면 건강하지 않은 관계를 맺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가정환경에서 정서적으로 착취적인 부모와 살았던 사람들은 자신을 지키는 위험신호를 꺼놓게 됩니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고통스러움을 경험하게 되면, 아이들은 그러한 관계의 문제를 부모의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 괴로움의 신호를 꺼놓게 됩니다. 즉, 부모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인식하면 괴로움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그러한 신호를 꺼놓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새로운 관계를 맺을때, 상대방이 보내오는 위험신호들을 충분히 감지할수 있는데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고, 자신이 어렸을때 맺었던 건강하지 않은 부모와의 관계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친구들이 아무리 건강하지 않은 관계라고 이야기를 해주어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익숙하다는 것과 조기경보기가 꺼졌기 때문에, 위험성을 충분히 감지할수 있고, 결과가 뻔한 고통스러운 관계로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잘못된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렸을때 부모와 맺었던 관계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부모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정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해야 한다는 커다란 장벽이 있습니다. 어린시절에 부모는 아이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세상이었습니다. 이러한 세상이 잘못되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자신을 착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충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로서 이러한 인정을 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정을 한 다음에는 마음속에 있었던 엄청난 분노가 밀려오게 되어있습니다. 그동안 믿었던 부모에 대한 엄청난 배신감에 치를 떨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건너야 할 다리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면, 자신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회생활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자신이 왜곡해서 보았던 것들, 그리고 자신이 정서적으로 착취를 계속 당하면서도, 그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점차적으로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책을 읽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끈질기게 설득해서 되는것도 아닌, 거짓의 그림자가 걷히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우리 각 개인은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가지는 인격적인 존재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키워나가고 성장하여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빛들을 인식하고 키워나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모여 다양한 빛을 만들어갈때 이 세상은 더 아름답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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