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습관에 관하여
며칠 전, 라디오에서 들었던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Day 0
누군가 하루 중 가장 괴로운 시간은 몇 시일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밤 11시라고 대답하고 싶다.
누가 뭐래도 밤 11시는 오늘 하루 아무것도 한 게 없음을 후회하기에 가장 완벽한 시간이다.
하루 종일 미뤄둔 일은 산더미지만 뒤늦게 뭔가를 해보려 해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슬그머니 내일로 미루려는 나 자신을 한심하게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시간임이 분명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도 시작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나는 언젠가부터 어떤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일단 시작을 하면 끝장을 봐야 한다'는 걸 최고 미덕으로 여겼는데, 무의식 중에 '시작하면 이제 끝장이야'라고 학습이 되어버린 듯했으니까
그래서 속는 셈 치고 조금 내려놓아 보기로 했다.
"일단 오늘은 대충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