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하다 Jan 11. 2024

버킷리스트를 잘 세우는 3가지 법칙






올해는 목표보단 버킷리스트를 세워볼까 한다. 목표는 도달하지 못하면 쉽게 지치지만, 버킷리스트는 ‘뭐.. 언젠간 이루겠지?’라는 가벼운 기분이 드는데, 올해는 어쩐지 그 가벼운 느낌에 기대보고 싶다. 


그렇다면 버킷리스트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야 할까? 

사실 목표를 곧잘 정하던 사람들은 버킷리스트가 선뜻 써지지 않고 볼펜이 빙글빙글 돌곤 한다. 한마디로 목표를 세울 때처럼 생각이 많아지는 건데, 그래서 나는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내가 과연 이걸 해낼 수 있나? 반신반의하고 조금 두렵다. -> 너무 완벽한 버킷리스트감

새해엔 이거 하긴 해야 하는데.. 계속 미루게 된다 -> 일단 적고 생각해!

올해 이것만큼은 꼭 해내보고 싶어 -> 아직도 버킷리스트에 안 적고 뭐 했어!


어째 생각나는 건 다 적으라는 말처럼 보이는데, 반은 맞다. 버킷리스트를 떠올렸을 때 바로 떠오르는 게 있다면 그건 고민할 필요 없이 적으면 된다. 대신, 그 방향들은 오로지 내 안에서 나와야 한다.

이건 목표가 아닌 버킷리스트다. 도달하지 못해도 괜찮으니 당신이 원하고 가보고 싶은 방향을 최대한 많이 적어보자. 그 방향이 바보 같고 터무니없이 무모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1. 일단 돈이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버킷리스트인가?


돈을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내 생각보다 돈이 있기만 하면 이룰 수 있는 것들이 꽤 많다.

막연히 꿈꾸던 해외여행, 평소 가지고 싶던 고가의 게임기나 디지털 기기, 비싼 가격에 배우기 망설여지던 취미 생활도 전부 여기에 해당된다.


돈이 필요한 버킷리스트(aka 돈버킷)를 구분했다면 이제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 지 계산해 보자. (계산만 해보는 건 공짜니까 겁낼 필요 없다) 막연히 ‘돈이 많이 들겠지..? 난 당장 그럴 돈 없어.’라고 지레짐작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대부분 어느 정도의 돈이 드는 지도 짐작하지 않는다. 

하지만 돈버킷을 이루는 가장 첫 번째 단계가 구체적인 가격표를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럽 여행을 꿈꾸고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예산을 계산해 본다. 항공권은 얼마인지, 호텔은 대략 1박에 얼마인지, 박물관의 관람료나 테마파크의 입장권의 가격도 알아본다. 대략적인 경비와 지출을 계산해 머릿속으로 꼭꼭 씹어본다.


막상 가격을 계산해 보면 생각보다 크다고 느낄 수도, 작다고 느낄 수도 있다. 평생 막연하게 꿈꾸던 유럽여행이 구체적인 액수가 되어 가깝게 느껴지거나, 혹은 이 정도의 돈을 주면서까진 가고 싶지 않다는 걸 확실히 체감할 수도 있다.


돈이 필요한 버킷리스트는 돈만 모으면 쉽게 해낼 수 있고, 내 노력과 성실함이 필요한 버킷리스트는 나만 바뀌면 해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바꿔 말해, 꿈을 이루는데 무려 공짜!) 그런 이유로 사실 어떤 버킷리스트가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론 돈 버킷이 난이도가 조금 더 낮다고 생각한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버킷리스트는 액수가 적은 것부터 이루는 게 가장 재밌다. 난이도가 마치 액수처럼 보인달까. 분명 조금씩 높이 올라가다 보면 더 큰 열매를 따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난이도가 어려울수록 성취했을 때의 짜릿함은 비례한다. 


2. 버킷리스트의 best before 정해 보기 


우리나라의 우유는 흔히 ‘유통기한’이 있다면, 외국의 우유는 ‘best before’ 이 있다.

best before 이후에 우유를 마셔도 무해하지만 우유를 마시기에 가장 좋은 기한을 알려주는 말인데, 이 말은 버킷리스트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버킷리스트의 데드라인이 아닌 best before을 정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은 언제 이룰 수 있을지 막연하기만 한 버킷리스트도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버킷리스트도 있기 마련이다. 처음엔 이런 버킷리스트를 위주로 성취하기에 가장 좋은 최적의 타이밍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수영을 배우는 게 목표인 사람이라면 

‘여름엔 수영장이 복잡하고, 지금 당장은 수영을 배울 시간이 안 되니 올해 가을~겨울 사이에 배워보는 것이 가장 최적일 것이다’라고 우선 생.각.만 해본다.


best before 은 데드라인이 아니기 때문에 꼭 내년 가을에 수영을 배워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최적의 시기를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버킷리스트는 언제든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때가 도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걸 의식하게 된다. best before을 알고 있으면 수영을 잊고 지내더라도 그 해 가을엔 분명 ‘수영을 배우기 좋은 시기’라는 사실이 떠오를 것이다. 

best before 은 언젠가 버킷리스트를 지금 당장 도전해야 할 든든한 명분이 되어준다.



3. 버킷리스트는 가능한 겁내지 말고 많이 적어볼 것.


목표는 내가 향해야 하는 곳이자 도달하고 자 하는 목적지이니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달리는 동시에 뒤로 달릴 수는 없는 법이니 말이다. 목적지를 향하기 위해선 으레 희생하는 것도 생기고, 다른 길로 유혹하는 것들로부터 눈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 


그에 비해 버킷리스트는 그저 내가 흥미가 생긴 무수한 방향들에 불과하다. 어차피 그 방향들을 지금 당장 모두 가볼 수는 없을 것이다. 흥미로운 방향들을 최대한 많이 써보고, 그중 가장 반짝거리는 방향을 집어 들고 나아가면 된다. 그러니 모든 방향을 도달하지 못할 까봐 겁내지 말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최대한 많이 적어보기 바란다.


시간이 지나면 그땐 간절했지만, 지금은 흥미조차 생기지 않는 방향도 분명 있을 것이다. 20대엔 오로라를 보러 북극에 가고 싶었지만, 30대엔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버킷리스트를 보면 내가 그때와는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가늠해 볼 수 있어 분명 재밌을 것이다.


무수한 방향 중 내가 원하는 방향을 골라 나아가다 보면 그곳에서 또 흥미로운 방향들을 많이 만날 것이다. 그 과정들을 반복하며 나아가다 보면 분명 내가 원하던 곳에 도달하지 않을까?


“버킷리스트는 무의식 중으로 그 방향에 나아가게 하는 북극성이었다.
(중략) 멀어 보여도, 거대해 보여도, 어딘가에 방점을 찍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 방향으로 걸어가게 된다.”


김규림 작가는 버킷리스트는 자신만의 북극성이라고 말한다. 칠흑같이 어두워서 현재는 불안하고, 미래는 두렵지만 저 멀리 보이는 나만의 북극성을 향해 걷다 보면 어느샌가 가고 싶던 장소에 도착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김규림 "버킷리스트"

https://blog.naver.com/absconder/22325393263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