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는 마라톤을 완주하려면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하다
“이렇게나 의지력을 쓰지 않고, 많은 걸 해낼 수 있다니!” 라며 요즘 매일 감탄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청소를 하는 것도, 저녁에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는 것조차 언제쯤 해야 할지 매번 고민하고, 그날의 기분을 살피는 게 많은 의지력을 쓰고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아차렸다.
‘지금 할까, 나중에 할까?’ ‘꼭 지금 해야 하나?’
‘하기 싫다.. 그래도 해야겠지..’ 같은 생각들을 머릿속으로 무수히 거치다, 생각하는 것조차 지친 상태가 되면 느릿느릿 일어나서 움직이곤 했다. 이미 시작하기도 전에 고민하다가 의지력을 다 써버려서인지 그다음에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그러니 매일 해야 할 일로 계획을 짜도 정작 해내는 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게 실패의 경험이 쌓이니 책임의 화살이 자연스럽게 나를 향하게 되더라. 내가 너무 게으르고, 의지가 없으니 이렇게 간단한 것도 해내지 못하는 거라고.
지금은 루틴 어플에 따라 몸을 움직이니(=내가 일일이 판단하지 않아도 되니) 정신적으로 훨씬 쾌적한 상태다. 그저 루틴을 시작할 시간이 되면 알람이 울리고, 호흡을 가다듬은 뒤 루틴만 시작하면 된다.
덕준에 지금은 기존 루틴에서 도저히 의지력만으로는 해낼 수 없었던 것들을 하나씩 추가하면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과연 하루라는 시간을 어디까지 쓸 수 있을지 그 한계가 너무 궁금해졌다.
스케줄러가 하루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린다면, 루틴 어플은 그 계획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한다. 난 지금까지 큰 그림을 그려놓고, 느적느적 걷다가, 쉬다가, 뒤늦게 뛰다가 해가 지는 걸 보면서 매번 절망한 셈이다. 그러니 계획의 시간 분배에 항상 실패할 수밖에.
그러니 계획을 세우고 지키질 못 해서 매번 자책했다면, 정말로 의지력이 없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잘 맞는 페이스메이커가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페이스메이커 없이 하루라는 긴 마라톤을 완주하기엔 너무 많은 의지력이 필요하다는 걸 이제는 잘 안다.
현재 사용하는 어플은 ‘루티너리’ 라는 어플이고, 세심한 기능들이 꽤 마음에 들어 추천하고 싶지만 꼭 이 어플이 아니어도 괜찮다. 요즘은 워낙 다양한 루틴 어플들이 많으니 다양하게 써보고 자신에게 꼭 맞는 루틴어플(=페이스메이커)을 찾는 게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