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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삼일 프로젝트 Aug 24. 2017

최게바라로 불리는 남자

한 청년의 열정과 불안의 과정


한 청년이 있었다.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책받침과 텀블러를 만들어 팔던 / 휴머니스트 행동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던 / 스스로를 최게바라로 불러주길 원하던 청년. 그 청년은 3년 후 경기도 10대 축제 총감독에 선정되었고, 현재 문화기획자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글은 그 과정의 기록이다.

열정의 크기만큼 불안하고 두려웠던 걸음의 흔적이다.


'열정'이 누군가를 움직이게 만드는 에너지의 동력이라고 한다면, '불안'은 노면과의 끊임없는 마찰이자 저항이다. 우리는 열정과 싸우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대부분 삶의 궤적을 들여다보면 불안과의 투쟁으로 읽힌다. 그래서 열정과 성취만으로 채워진 이력은 뭔가 허전하다. 열정과 불안은 늘 동전의 양면처럼 따라다닌다. 



이야기는 2011년에 시작한다.

당시 그는 27살의 여드름난 대학생이었다.




부모님 설득작업도 끝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옆에서 항상 응원해줄 것 같았던 몇명이 내 곁을 떠나갔다.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것들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모른다.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순간이다.



내가 원하는 것



대한민국 28살의 청년이 지금 떠나면 안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았다.



멋진 외모로 변신할 수 없으니 대신 멋진 삶을 살기로 다짐한 것이다.



반성합니다.



학점 1.4의 인생



광주학살과 서울올림픽



사업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낭만적인 일은 아닌 것 같다.



누군가 나의 진심을 의심했다.



뭐라 하든 쫄지 않고 더 까불걸



광주를 다녀온 뒤 회사 설립일을 5월 18일로 정했다.



80년대 운동권 선배들을 질투한 적이 있다.



나에게 동지가 생겼다.



리더는 참 어려운 자리구나



어려운 상황에 대해 반격할 차례다



누군가 우리 곁을 떠났다



힘내자
지갑에 돈이 없다는 것과 마음이 고독하다는 것



우리는 그러하다



월 매출 상승폭이 가파르다



청년들이니까 돈을 적게 받아도 되는 법은 없다



내가 속한 사회 속에서 작지만 최선의 실천을 행하는 것



어제와 오늘과 내일



점점 바지사장이 되어가고 있다



산다는 것, 문화기획, 청년창업, 소셜벤처, 꿈꾼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지도.



페이스북을 떠납니다




그의 페이스북 기록은 여기서 끝이 났다.


학교를 졸업하고 문화기획을 꿈꾸며 <최게바라기획사> 창업. 2015년 31살의 나이로 '시흥갯골축제' 총감독에 선정되었으며, 어린 나이와 부족한 경험을 이유로 많은 우려와 비판이 있었음에도 성공적으로 축제를 진행했다. 그 후 3년 연속 축제 총감독을 맡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문화기획 현장에서 활동중이다. 

그의 회사인 '최게바라기획사'의 슬로건은


어제 상상하고
오늘 기획하며
내일 실행하다



상상한 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
많은 불안과 걱정과 어려운 현실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어가는 것.


그것이 그의 힘이다. 





최윤현




by 김홍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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