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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Nov 16. 2019

09. 헝가리, 겔레르트 언덕과 기억의 공유

2017년 헝가리

 동유럽 패키지여행, 체코와 독일 오스트리아를 거쳐 마지막으로 방문한 여행지는 '헝가리'였다. 유람선 투어까지 마치고 숙소에 들어와 보니, 이미 늦은 시각이었다. 헝가리에서의 밤이 끝나면 다음 날 공항으로 이동하여 집으로 가야 했다. 다음 날 낮 일정에는 겔레르트 언덕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아쉬움 마음이 들었고, 역시나 아쉬운 표정을 하고 계셨던 일행분들과 이야기를 하여 겔레르트 언덕으로 향하기로 했다. 


 호텔에서 택시를 불러줘서 순조롭게 겔레르트 언덕으로 향하게 될 예정이었는데, 패키지에 오셨던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함께 가신다며 나오셨다. 본의 아니게 늦은 밤, 일과 후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었다. 유람선에서 헝가리의 아름다운 밤을 모두 보셨지만, 마지막 날 밤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아쉬웠었나 보다. 


 택시를 한대 더 불러서, 2대로 나눠 탄 후 헝가리의 야경명소인 겔레르트 언덕으로 향했다. 옛날에는 케렌 언덕이라고 불렸으며, 11세기 이 언덕에서 전사한 성 겔레르트를 기리기 위하여 '겔레르트 언덕'으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오르다 보면, 요새가 보이고 앞쪽으로는 전망점이 보인다. 


 가방에서 빠르게 삼각대를 꺼내서 설치하고 야경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야경을 촬영할 기회가 많지는 않았던 여행이었는데, 이곳에 꽤나 오랜 시간 머물면서 여유롭게 사진 속에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다브뉴 강의 모습들을 담아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금빛으로 빛난다는 느낌을 들게 했었던 헝가리의 아름다운 야경이 기억되는 것은 나 혼자만의 추억이 아니고, 이 당시를 함께했었던 분들과의 기억 공유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모든 분들의 얼굴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아직도 기억 속에 두 분의 얼굴이 떠오른다. 여전히 연락은 하고 있지만, 이래저래 핑계를 대면서, 여전히 만나 뵙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조만간 만나기로 했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흘러버렸다. 아마 만나 뵙게 되면, 이 사진 한 장을 보면서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눌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사진은 나에게 함께 겔레르트 언덕으로 향했던 많은 분들과의 기억의 공유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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