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지우는 리더들 간의 자율적인 커뮤니티로써 다채로운 주제들을 통해 자연스러운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드립니다. 기업과 사회를 위한 인사이트를 나누고, 퇴직 경험과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며, 그동안 잊고 지낸 취향과 개성을 새롭게 발견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퇴직 후 뉴업 New-UP(業)에 성공한 리더들과의 네트워킹 세션들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를 원하시면 별도 문의 바랍니다.
시작:
리더들이 퇴직 후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자기소개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까지 늘 다른 사람이 나를 대신 소개해 주었기 때문이죠. 그것도 대개 화려한 학벌과 경력 등 넘사벽 프로필을 나열하듯 읽어주니, 스스로도 민망하고 어색한 순간이었다고 슬쩍 고백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화담,하다는 스스로 자신을 소개하시도록 해요. 그러다 보면, 한 개인의 면면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요, 지난 화담지우 1기 세션 #01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은 보험, 기업금융, 자동차, 외국계 리테일, 에너지, 정보통신, ESG 분야에서 최고경영진 및 CHRO를 지내셨거나 AI 및 자율주행 분야의 현직 공대교수 8인이었습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 새로운 삶을 위해 제주도로 거처를 옮긴 분, 일본어에 새로운 관심을 찾아 공부를 시작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퇴직 후 강의를 하게 될 줄 몰랐다는 소통의 달인도 참석하셨습니다.
8인의 리더들 모두 서로 처음 만나는 사이였는데, 잠깐의 어색함이 지나고 모두 그날의 주제에 집중해 주셨습니다. ‘뭐 하는지 모르고 왔습니다. 허허’ 하시며 들어오신 분, ‘오랜만에 이런 자리가 정말 어색하네요.’ 하신 분들이 이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에는 제주도에 꼭 한번 놀러 오라는 리더의 제안이 어색하지 않고 모두가 다음 세션을 기대하는 시간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진행:
화담지우 1기 세션 #01의 주제는 <4050세대 구성원들을 위한 동기유발 방안(I)>입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데요, 이날은 개괄적인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고 그중 일부 내용을 토론 형식으로 가감 없이 정리했습니다.
O님
제가 먼저 시작해 볼까요? 무엇보다 직원들의 경험을 폭넓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있었던 은행은 분기별로 연봉협상을 까다롭게 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데 13년 간 채용에서 퇴사까지 매니징하면서 성과평가와 연봉 협상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뒤늦게 깨달은 것은 소위 저성과자들에 대해 회사가 그들을 제대로 케어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더 자주 상벌이 일어나서 성과와 engagement, value-up할 수 있는 다양한 기제들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L님
맞습니다. 4050세대를 위한 동기유발이 참 애매한데요, 회사에서 그들이 새로운 커리어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인지, 아주 나이스하게 퇴출시키려는 목적인지를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C님
네, 저도 그 포인트에 동의합니다. 회사의 목적은 언제든지 바뀔 수가 있고 상황에 맞게 설정해야 합니다. 특히, 업의 성격과 세대의 변화에 따라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현장의 모든 리더가 인사 운영을 잘해야 성과가 창출될 수 있습니다. 저성과자는 세대를 막론하고 어디든 있습니다.
4050세대들에게만 화살을 맞추어서는 안됩니다. 평가는 자연스럽게 퇴직과 연결되어야 하고 이것은 회사가 구성원을 떠나보낼 때도 연계되어야 합니다. 일관성 있게 큰 그림을 갖고 인사 정책을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L님
맞습니다. 회사를 여러 번 옮겨 다닌 사람으로서, 저는 회사라는 것을 믿지 않아요. 제가 S그룹사에 있을 때 IMF가 왔고, 그때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자르지?’ 싶은 상황이 생겼습니다. 저는 집사람이 안정적인 직업이 있어서 퇴직 1순위였는데, 결국 살아남았지만 소위 ‘저성과자’들이 잘렸어요. 하지만 그 기준이 정말 모호했습니다.
회사에서 4050세대들을 대상으로 그만두어도 할 것을 만들어 주겠다는 입장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에 다시 가거나, 기술을 배우거나, 자기만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거나… 이런 방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J님
이걸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어요. 회사들은 ESG에 돈을 씁니다. 쓰게 되어 있어요. 적체된 인력을 해소하는 방법은 회사가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긍정적인 동기유발이 매우 중요하죠. 현재의 4050세대들, 즉 70년 대생들은 회사를 곧 떠날 수밖에 없는 인구층입니다. 피할 수가 없어요. 솔직하게 회사에서는 아무나 나가도 상관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개인의 니즈를 파악하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해요. 개인이 프리랜서를 하든, 팀메이팅으로 함께 나가서 새로운 길을 찾는 도와주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한때 주요 기업에서 사내 벤처 프로그램들을 많이 운영해 왔는데요, 중장년층을 위한 지원 방안도 구체화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ESG 관점에서 창업거리를 만들고 회사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면 좋겠습니다. 그게 결국 기업이 ESG를 하고자 하는 방향과도 일치하죠.
Y님
조금 다른 입장으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사실 여기 와 계신 분들은 ‘저성과자’의 입장이 되어 보지 못하신 분들이실 거예요. 그러니 조직에서 경영진을 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그리고 한 조직에서의 저성과자가 인생의 저성과자는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대기업을 다니며 일정 이상의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그냥 버티려고 하죠. 이런 현상이 만연한데, 소리 없이 조직 분위기에 악역향을 미칩니다.
4050세대의 동기유발을 위해 퇴직자 프로그램을 돌리고자 할 때, WHY에 대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의미를 찾고 지속하는 것이 회사의 목적이어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진정한 지원이 될 것입니다. 퇴직전략을 세우고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우리 기업의 색깔과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의 입장을 보면, 다른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 회사의 가치, 실력 등등 이슈가 생길 텐데 문제를 발견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회사입장의 성과창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2030세대와의 소통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Human Capital을 키워갈 방안을 마련해야 해요.
L님
저 포인트에 정말 공감합니다. 매우 중요한 관점이에요.
C님
회사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깨어 있는 리더들이 생각한다고 해도 냉정하게 말해 변화가 쉽지 않아요. 엄청난 비용 투입의 문제가 있기도 하지요. 특히 오너기업의 경우, 그들의 성공과정이 있었기에 쉽게 마음을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4050세대들의 동기유발을 설득할 때, 똑똑한 실무, 팀장 및 초급 임원들은 이해할 거예요. 그들을 움직이고 시야를 넓게 가져가야 합니다.
결국 인사가 어떤 시스템을 바탕으로 어떻게 공감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며, 리더의 역할이 큽니다. 긍정적인 것은 환경이 분명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에 맞게 잘 설계해야 하고 그룹사인 경우 계열사들의 의견도 많이 청취해야 할 겁니다. 한 기업이 시작하면, 다른 기업으로 확장되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퇴직문화는 그렇게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O님
대부분 입사 때 최고의 인재라고 뽑혔을 겁니다. 그런데 10년 20년이 지나면 스스로를 잊게 되지요. 저는 이 문제가 회사의 CDP 설계에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회사는 분명 CDP를 확대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향성을 찾아야 해요.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도 노력해야 합니다. 죽음도 퇴직도 순서가 없어요. 이력서를 매년 업데이트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CDP와 전직지원서비스 혹은 퇴직지원 방향은 반대개념이 아닙니다. 병행해야 하는 개념으로 기업의 의무사항이 되어야 해요. 저성과자로 인식되었던 구성원들이 나가서 보란 듯 성공한 사례들을 만들고, 이것이 선순환되어야 유연한 인력 구성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C님
맞습니다. 저성과자가 나가서 성공한 케이스가 많습니다. 그들은 본인이 타고난 재능이 그 조직에서 맞지 않았을 뿐입니다. 큰 그림에서 봐야 하고, 기업이 이런 역할을 해 줄 때 사회 안정망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용기 있는 기업들이 시작해서 더 많은 회사들이 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해요.
비록 우리나라 현재의 고용 환경이 이런 변화를 쉽게 수용하기 어렵겠지만, 환경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대기업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님
기업들이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줄이면서 퇴직자 대상의 교육에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교육이 아니더라도 장기근속자를 위한 지원은 더욱 적어질 가능성이 있어요. 한 사람이 퇴사했을 때, 사석에서 술 마시며 가십처럼 떠드는 ‘누구는 회사를 나가서 어떻게 했다더라’가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트렌드 변화를 인식시키고 정보제공을 해 주어야 합니다.
H님
저는 front end에서 주로 근무해 왔습니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 규모 등 성과가 숫자로 명확한 일이어서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용이했던 것 같습니다. 반면 그렇지 않은 업무를 수행한다면 참 어려울 것인데, 장기근속자를 구분해 보면 세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저성과자, 둘째는 팀장인데 면보직된 팀원, 셋째는 그냥 직책 없이 시니어인 경우가 있을 거예요. 우리 그룹의 경우는 거의 나가지도 않고 강제로 내보내는 경우도 없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성과자의 경우에는 개인이 노력하지 않고 변화 없이 조직에 남아 있는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조직 역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세 번째 시니어의 경우에는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일을 맡겨야 합니다. 그리고 팀장과 대등한 권한을 주면서 협력적으로 일을 시키면 성과를 충분히 끌어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리더의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이들을 위한 지속적인 피드백, 냉정한 평가 및 기록, 철저한 대응 체계가 전반적으로 필요합니다.
M님
4~50대가 되면 업의 전문가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구성원 전체가 저성과자의 대상이지, 4050이라고 해서 저성과자가 많은 것이 아닙니다. 경영진들도 이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해요.
일을 잘하는 그룹, 보통인 그룹을 나누어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성과자는 성과와 전문성을 잘 관리하며 나갈 때까지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고, 보통의 성과자인 경우는 성과를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적인 교육 및 훈련이 필요합니다. 상당수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업스킬을 위한 재교육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물론 퇴직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정책도 마련되어야 하고요.
마치며:
네 오늘 모두 감사합니다. 3월 세션에서는 오늘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How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